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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Gb 플래시메모리 값 반년만에 세 배로 껑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세계 반도체 업계 구조조정이 진전되고, 반도체 주력 제품들의 시세가 오르면서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그러나 낙관론을 시기상조로 보는 시각도 적잖다. 공급 과잉은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침체된 수요가 확 살아날 조짐이 약하다는 이야기다.

대만의 온라인 반도체 중개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0일 플래시메모리 주력 제품인 16기가비트(Gb) 멀티레벨셀(MLC)의 현물가격은 평균 4.39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8일 열 달 만에 처음으로 4달러를 넘어선 뒤 이틀간 급상승세가 이어진 것이다.

지난해 11월 1.64달러까지 떨어진 데 비하면 반 년 만에 세 배 가까이로 뛰었다. 현재 3.5달러 수준인 장기공급가격도 이달 하순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D램도 주력 제품인 1Gb DDR2 제품이 1월 0.81달러를 기록한 이후 소폭 반등해 1달러 안팎에 거래된다.

이런 반등세는 공급 과잉 해소 덕분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부터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감산에 들어갔다. 플래시메모리는 도시바·하이닉스반도체 등이 가동률을 최대 생산능력의 70% 정도로 유지한다. 3년간 값이 10분의 1로 폭락한 D램 분야는 상황이 더 처절하다. 독일의 세계 5위 D램 업체 키몬다가 파산할 정도. 대만은 정부 공적자금을 투입해 파워칩 등 D램 제조업체 다섯 곳이 참여하는 타이완메모리(TMC)를 설립할 예정이다.

그러나 메모리를 많이 쓰는 정보기술(IT) 제품의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늘지 않기 때문에 진짜 회복될지는 연말께 돼야 가늠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박현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키몬다 파산 등으로 올해 D램 생산능력은 16%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수요 회복은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크론과 손잡은 난야가 증산하거나 엘피다·파워칩이 점유율을 지키려고 전략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업황을 단언하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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