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모험기업]32.피코소프트…정보관리 프로그램 '한우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피코소프트 직원들은 요즘 월드컵 본선진출을 일궈낸 차범근감독 얘기만 나오면 즐겁다.

그가 컴퓨터를 활용한 치밀한 선수관리와 작전을 펼쳐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피코소프트 직원들이 더욱 기쁜 이유는 차감독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의 하나가 이 회사가 자랑하는 종합정보관리 프로그램인 '명인' 이기 때문이다.

지난 93년 처음 발표된 명인의 누적판매 실적은 70만 카피. 국내 시장점유율 60% 이상. 고정 고객만 1만명이 넘는다.

그만큼 명인은 국내 정보관리 프로그램시장뿐 아니라 전체 소프트웨어 타이틀분야에서 독보적인 기록을 세운 소프트웨어로 평가받는다.

피코소프트는 국내에서 드물게 전문분야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한 우물을 판 소프트웨어 개발 벤처기업이다.

유주한 (柳周翰.35) 사장과 이윤규 (李胤揆.34) 상무를 제외한 20명 직원이 모두 20대 중반. 경험은 부족하지만 패기와 도전정신만은 어느 회사에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명인이 국내 최고 위치에 오른 것은 컴맹이라도 이용하는데 어려움이 없는 '이용자 눈높이' 에 맞췄기 때문이다.

명인은 원래 柳사장이 개인적으로 쓰려고 개발한 프로그램이었다.

"대학 (연세대 전자공학) 졸업후 전문지에서 5년간 기자생활을 할 때 취재원관리등의 용도로 개발했던 것을 93년 창업하면서 상품화한 것이죠. " 당연히 이용자가 필요로하는게 무엇인지 '가려운 곳' 을 긁어주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피코소프트 = 명인' 이라고만 생각하면 오해다.

피코소프트는 최근들어 중소기업용 '그룹웨어' 개발업체로도 명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50~1백명규모의 중소기업에 적합한 그룹웨어 '워크그룹' 으로 중소기업 전산화에도 앞장선 것. 올 3월 워크그룹97을 발표하면서 다각화를 꾀한 결과 지난달에는 워크그룹 매출이 명인 매출을 앞서면서 종합정보시스템 개발업체로 커가는 중이다. 柳사장은 "궁극적인 목표는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로 우뚝 서는 것" 이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김종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