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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모든 공항에 알몸 투시기 설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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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 교통안전국(TSA)이 알몸을 투시할 수 있는 검색기를 모든 공항에 설치해 탑승객이 의무적으로 보안검색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8일 보도했다. 로빈 케인 TSA 기술담당관 직무대행은 “모든 승객이 금속탐지기 아닌 알몸투시기(whole-body imager)를 통과해야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TSA는 당초 기존 금속탐지기에 적발되는 탑승객에 한해서만 이 투시기를 사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케인 직무대행은 “미국 19개 공항 검색대에서 알몸투시기를 시범 가동한 결과 성과가 좋아 이 투시기를 표준 검색기기로 채택하자는 구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승객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미국을 오가는 모든 항공기 탑승객은 알몸 투시 검색대를 통과해야 한다. 옷이나 몸에 총이나 폭탄·액체 폭발물을 숨겼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투시기 생산 계획이 확정되지 않아 구체적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르면 내년 중 모든 미국 공항에 이 투시기가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알몸 투시기는 X선을 이용해 화면에 전신(사진)을 재현한다. 알몸투시기에서 나오는 X선은 일상 속에서 자연적 또는 인공적으로 노출되는 환경 방사선에 불과해 X선 노출에 따른 피해 우려는 거의 없다는 게 TSA의 입장이다. TSA는 “승객의 얼굴과 인체의 은밀한 부위는 알아볼 수 없도록 화면을 조정할 수 있고, 영상도 저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가슴절제 수술을 받은 흔적이나 도뇨관 튜브(방광에 삽입, 소변이 나오도록 하는 튜브)까지 모두 투시할 계획이어서 인권침해 논란이 일어날 전망이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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