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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마라톤 3총사 "기다려라 아테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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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우리도 아테네로 뛰고 있어요."

구름도 쉬어가는 강원도 횡계의 대관령 고갯길.

이봉주(삼성전자)가 훈련 중인 이곳을 여자마라톤 국가대표 3총사 정윤희(SH공사.사진(上)).최경희(경기도청(中)).이은정(충남도청(下))도 매일 달린다.

권은주(삼성전자)가 1997년 한국기록(2시간26분12초)을 낸 이후 계속 침체에 빠져 있는 한국 여자마라톤이다.

하지만 지난해 팀 감독들이 "더 이상 뒤처지지 말자, 함께 훈련하면서 경쟁해 더 좋은 기록을 내자"고 의기투합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고, 2시간33분대에 머물던 메이저대회 우승기록도 2시간26분17초(이은정.동아마라톤)로 당겨졌다.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해발 800m의 횡계에서 함께 여름을 나는 것도 그런 의미다.

세 여자건각들은 팀별 훈련은 별도로 하지만 대관령 최정상인 삼양목장 산길 40㎞를 달리는 장거리 훈련 등은 함께 뛰면서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중앙마라톤 우승자 정윤희(2시간30분50초)는 "언덕을 넘다 보면 숨이 턱턱 막히지만 아테네에서 함께 뛸 경쟁자이자 동료인 다른 선수들을 보면서 힘을 낸다"고 말했다. 주말에는 함께 회식을 하며 우의도 다진다.

오중석 충남도청 감독은 "지난해부터 여자선수들의 기록 경쟁이 불붙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예상보다 좋은 기록을 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정은 "세계 최고 선수들에게는 아직 뒤처져 있지만 남은 두달 동안 열심히 훈련해 한국여성의 강한 생명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마라톤 세계기록은 2시간15분25초(폴라 레드클리프.영국)다.

"10위권, 혹은 메달권까지 노려볼 생각"이라고 밝힌 최선근 SH 감독은 이홍식 경기도청 감독과 코스.훈련지 답사를 하기 위해 지난 27일 일주일 예정으로 아테네에 갔다.

횡계=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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