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안보리 대북 제재 결렬 … 일본 “우리라도 독자 대응할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5일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로켓이 공개됐다. 위 사진은 북한 조선중앙TV(KRT) 영상을 캡처한 것으로 로켓이 발사대에서 불을 뿜으며 발사되는 장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북한을 제재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중국·러시아가 제재에 반대하고 있어 추가 제재보다는 기존의 제재를 강도 높게 이행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일본은 독자적인 북한 제재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미국은 앞으로 북한·이란 등의 장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을 갖추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유엔 안보리=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일본이 참가한 가운데 소그룹 회의를 열고 북한 제재 방안을 논의했으나 결렬됐다. 미국·일본은 “북한이 안보리 결의 1718호를 위반했으므로 새로운 제재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러시아는 “북한이 1718호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가장 중요한 건 6자회담이므로 감정적인 대응을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6자회담을 깰 수도 있으므로 유엔이 북한을 자극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AFP통신과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미국이 의장 성명에 만족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미국이 기존의 유엔 제재(1718호)를 강도 높게 이행하는 수준에서 현실적 타협책을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일본=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6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실제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걸 깨우쳤다”며 “MD 예산을 14억 달러 정도 감축할 계획이지만 불량국가와 전쟁지역의 미사일 위협에 초점을 맞춘 MD 개발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미국의 상업 위성 디지털 글로브가 7일 공개한 사진으로 동해 쪽으로 날아가는 로켓과 배기가스 궤적이 선명하게 보인다. [AP=연합뉴스]


한편 일본 정부는 북한에 대한 독자적인 제재 방안을 10일 확정하기로 했다고 지지(時事)통신이 6일 보도했다. 북한에 송금할 때 신고해야 하는 한도를 3000만 엔 이상에서 1000만 엔 이상으로, 북한에 입국할 때 소지하는 현금 신고 금액을 100만 엔 이상에서 30만 엔 이상으로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북한 국적 선박의 입항 금지와 북한 물품 수입 금지 등은 제재 기한을 기존 6개월에서 1년으로 확대해 13일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현재 쇠고기·보석류 등과 대량살상무기 부품 등에 국한된 대북 수출품 규제를 모든 물품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북 로켓 실패”=제임스 카트라이트 미 합참차장은 6일 “북한이 두 차례 실패를 경험한 후 이번에 추구했던 건 단계별로 추진체를 분리해 점화하는 기술이었으나 또 실패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수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는 “당신이라면 연거푸 세 번 실패한 국가에서 (미사일을) 구입하겠느냐” 고 답했다.

워싱턴·도쿄=이상일·김동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