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고감도 미사일슛 … 모비스 먼저 1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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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강심장 박구영(25·사진)이 승부의 고비에서 폭죽 같은 3점쇼로 모비스에 승리를 안겼다. 울산 모비스가 7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판3선승제) 1차전에서 서울 삼성에 81-62로 대승을 거뒀다.

모비스는 기선을 제압하는 귀중한 첫 승을 챙김과 동시에 포스트시즌 삼성전 4연패(2005~2006시즌 챔프전)에서 벗어났다. 모비스는 박구영(16점·3점슛 3개), 김효범(15점), 빅터 토마스(21점)가 공격을 주도했다.

박구영은 이번 시즌 혜성처럼 나타나 모비스의 정규리그 1위 등극을 도왔다. 그는 시즌 초까지만 해도 주전 포인트가드 김현중에게 가려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박구영은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1순위로 뽑혔지만 지난 시즌에는 벤치를 지키는 후보였다. 하지만 그는 기회가 왔을 때 잡아챌 줄 아는 선수였다. 어떤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는 배포가 있었기 때문이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경기 전 “박구영이 강심장이다”며 내심 그가 한몫을 해줄 것을 기대했다. 모비스는 신진 선수들이 주축이라 자신감 있게 경기를 펼칠 선수가 필요했다.

박구영도 초반에는 긴장했다. 1쿼터 레이업슛을 하다 허리를 다쳐 벤치로 나갔다. 실책도 했다. 특기인 3점슛도 던지기를 주저했다. 그러나 2쿼터 막판 몸이 풀렸다. 2쿼터 종료 직전 3점슛을 성공시키고 활발한 돌파로 삼성의 골밑을 공략했다.

전반은 모비스가 37-30으로 앞섰다. 정규리그에서 3점슛 성공률이 1위였던 모비스였지만 전반 7개의 3점슛 중 단 한 개만 성공했다. 이기고 있어도 여유가 없었다. 경기를 주도하면서도 멀찍이 달아나질 못했다. 전반전 턴오버가 11개나 됐다.

박구영은 3쿼터 들어오더니 자신이 해결하겠다는 듯 적극적으로 나섰다. 수비에서는 빠른 발을 이용해 찰거머리처럼 삼성의 야전사령관 이정석을 괴롭혔다. 3쿼터 3분이 지나면서 박구영은 공격에 집중했다. 42-34에서 3점포 두 방 포함 내리 9점을 집중시켰다. 점수는 단숨에 51-38로 벌어졌다. 박구영의 외곽포를 신호탄으로 모비스는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을 토해냈다. 박구영의 맹활약으로 모비스 선수 전체가 긴장감을 떨쳐 버렸다. 3쿼터가 끝났을 때 점수는 67-47, 20점 차로 벌어졌고 사실상 승부는 결정 났다.

삼성은 4쿼터 초반 컨디션이 좋지 않은 테런스 레더(6점)를 빼 경기를 포기했다. 한편 박구영은 4쿼터 초반 발목을 다쳐 다음 경기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2차전은 9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울산=채준 기자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전적(7일)

모비스(1승) 81 - 62 삼성(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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