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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세 키신저 ‘미국 월드컵 유치’ 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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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헨리 키신저(사진) 전 미국 국무장관이 86세의 노구를 이끌고 미국의 월드컵 본선 유치운동에 뛰어들었다. 미국이 1994년 월드컵대회를 유치할 당시 유치위원회 자문위원장을 맡아 활약했던 그는 2018년 또는 2022년 월드컵의 미국 유치를 위해 다시 뛰고 있다.

2010·2014년 월드컵은 각각 남아공과 브라질에서 열리며 2018·2022년 개최지는 내년말 결정된다. 그간 한국을 비롯, 일본·잉글랜드·호주·카타르·멕시코·러시아·인도네시아 등 8개국이 개최의사를 밝혔다.

키신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단 2018년 유치를 위해 뛰겠지만 유럽에서 가져갈 공산이 커 2022년을 현실적인 목표로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2년 미국 월드컵 개최를 위해 도의적으로 99세까지 반드시 살아야 한다”며 기자들을 웃겼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키신저는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시절 미·중 관계정상화를 이끌어낸 걸로 유명하지만 이 못지 않게 열광적인 축구팬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독일 바이에른주에서 태어난 그는 15세 때인 38년 나치 독재 치하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오기 전까지 축구를 무척 즐겼다고 한다. 그는 유럽 등지로 출장가면 틈나는 대로 축구 경기를 관람했다. 국무장관 재직중에도 중요한 경기가 있으면 회의 도중에 빠져나가기도 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제외하고는 월드컵을 현지에서 지켜봤다. 77년 축구황제 펠레가 뉴욕 코스모팀에 입단하는 데도 힘을 쓴 걸로 알려졌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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