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필버그 신작 '아미스타드' 소설 표절시비로 12월 개봉 무산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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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미국에서 12월 중 선보일 것으로 예정된 스필버그 감독의 신작 '아미스타드' 가 갑작스런 표절시비에 휘말려 개봉이 못되거나 지연될 위기에 놓였다.

1839년 스페인 노예선 '라 아미스타드' 에서 있었던 아프리카인들의 반란 사실을 토대로 한 이 영화는 이들의 자유를 위해 미국인들이 벌이는 감동적인 투쟁을 법정드라마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모건 프리먼, 앤서니 홉킨스, 매튜 맥코너히등 일류 배우들이 출연, '미국판 쉰들러 리스트' 란 평과 함께 일부에서는 내년도 아카데미상 후보작이라는 성급한 기대마저 낳았다.

그러던 것이 지난 12일 미국의 흑인여류작가 바바라 체이스 리부드가 이 영화가 자신이 89년 발표한 소설 '사자들의 메아리 (Echo of Lions)' 를 표절했다며 저작권법 위반으로 1천만달러 (약11억원) 상당의 배상을 청구함으로써 영화팬들의 기대에 금이 가고 말았다.

'사자들의 메아리' 는 쿠바 앞바다에서 흑인들이 일으키는 선상반란에서 시작하여 이들이 코네티컷해안에서 미해군에 체포되기까지 과정과 법정에 선 노예들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는 미국인들의 이야기다.

특히 흑인노예들의 대변자로 법정에 나선 존 애덤스 전 미국대통령과 반란주모자 생크와의 끈끈한 관계, 흑인으로 노예해방을 돕는 신문사 경영인의 인간미가 소설 읽는 맛을 더해주는 작품으로 사실보다 허구적 요소가 강한 작품. 저자는 특히 자신이 만들어낸 가짜 이야기들이 영화의 내용과 그대로 일치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표절이라고 주장하고있다.

일례로 미국대통령 (앤서니 홉킨스분) 과 반란의 주동자 (자이먼 훈수) 간의 우정은 실제에는 없던 사실이며 부유한 흑인 신문사사장 (모건 프리먼) 도 순전히 작가가 꾸며낸 이야기일 뿐이라는 것. 이에 대해 드림웍스사의 프로듀서 데비 앨렌은 "지난 74년 윌리엄 오웬의 소설 '검은 폭동 (Black Mutinity)' 을 잃고난 후 줄곧 '아미스타드' 를 영화화할 계획을 갖고있던 중 마침내 스필버그 감독의 동의를 얻어냈다" 며 여류작가의 주장을 일축했다.

최성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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