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고교유망주 52명에 실기지도…“자신감 갖고 꿈을 향해 던져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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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추웠다.

바람이 불고 비까지 내렸다.

을씨년스런 날씨에 썰렁한 LG 구리구장. 빗줄기는 오후가 되면서 굵어졌다.

그러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국내 고교유망주 52명을 상대로 청년 한명이 뭔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박찬호 (24.LA 다저스) 였다.

박찬호는 감기를 염려해 우산을 쓰라는 매니저의 권유도 뿌리쳤다.

"이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어제 어린이들과는 또 달라요. 고등학생들은 직접 통하는 뭔가가 있어요. 친구같은 기분이 들어서 설명도 잘 됐어요. " 박찬호는 오전 워커힐호텔에서 '메이저리그를 이야기한다' 라는 주제로 대한야구협회가 선정한 고교야구 유망주 52명과 자신의 경험, 그들의 궁금증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는 오후1시부터 LG 구리구장으로 옮겨 약 40분정도 고교선수들을 대상으로 투구시범과 실기지도를 했다.

나이키와 대한야구협회가 함께 주최한 이날 행사에서 박찬호는 전날에 이어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꿈을 향해 도전하라" 는 메시지를 던졌다.

특히 이날 강의 대상이 대한야구협회가 선정한 우수교교선수들이었기에 6년전 자신이 청소년대표로 뽑혔을 때가 생각났다고 했다.

이들을 통해 자신의 6년전 모습을 돌아봤고 자신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이들이 겪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관계자들이 우산을 씌우려 했을 때 그는 "학생들도 비를 맞고 있다" 며 우산을 뿌리쳤다.

그리고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내년 고교 최고유망주로 꼽히는 김광삼 (신일고2) 이 "좌우명이 뭐냐" 라는 질문을 던지자 박찬호는 "더 큰일을 하기 위해 눈앞의 욕심을 버리는 투자정신" 이라고 했다.

"야구를 하기 위해, 잘 하기 위해 지금 하고싶은 술.담배.여자친구를 절제하고 있다.

나는 야구를 하고 싶고, 잘 하고 싶고, 또 오래 하고 싶기 때문에 지금 내 몸이 원하는 욕심을 뿌리칠 수 있다" 는 것이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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