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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ter] 땅과 호흡하고 사람과 대화하는 건축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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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호 34면

미국 뉴욕의 MoMA 건축 부문 수석큐레이터 배리 버그돌과 우리나라 건축가 승효상의 만남을 기록한 기사(중앙SUNDAY 107호·3월 29일자)를 재미있게 읽었다. 같은 업계 두 전문가의 만남을 넘어 집과 삶, 건축과 인문의 포괄적 소통이 여러 가지 이야깃거리를 던져 줬다. 특히 이 땅에서 늘 살아오고 살아가는 우리는 미처 잘 느끼지 못하는 것을 제3자의 시각을 통해 심도 깊게 들여다봤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단순한 물리적 접촉 이상의 강한 스파크를 느낄 수 있었다.

타자와의 만남을 계기로 우리가 숨 쉬는 지금, 여기의 공간에 대해 승효상이 들려준 날카로운 지적은 귀담아들어 볼 만했다. 병산서원에서 이 건축을 만든 사람들이 담아내려 했던 바를 ‘고요함과 평화로움’이라고 지적한 배리 버그돌의 지적도 흥미로웠다. 그가 비스마르크의 말을 원용해 건축을 ‘놀라울 정도로 정치적인 예술’이라고 한 것과 묘한 대위법을 이루는 듯했다. 땅과 호흡하고 사람과 대화하는 건축의 본원적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기사였다. 정은숙 출판사 ‘마음산책’ 대표·시인

‘물그릇 키우기’ 넘어 장기적 기후대책을

기후학자들은 지난 1000년 중 가장 강수량이 많았던 시기가 20세기였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로 인해 풍부한 물로 문명을 건설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주장한다. 지구의 강우 패턴이 바뀌었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집중호우와 가뭄 그리고 2008년에는 우리나라에 태풍도 찾아오지 않았다. 분명 기상 이변은 이미 시작됐다.

중앙SUNDAY(106호·3월 22일자)는 세계 물의 날을 맞아 한국의 ‘물 부족’을 열쇠말로 잡았다. 그리고 물 부족에 시달리는 대한민국의 선택지로 ‘물그릇 키우기’에 초점을 맞췄다. 핵심 대책으로 빗물의 저장과 이용을 통한 수돗물 누수 줄이기를 제안했다. 물그릇을 키우는 손쉬운 방법인 댐 건설에 대한 찬반 논의도 소개했다.

시급한 사안이고 적절한 제안이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이 처한 기후변화의 위기 상황과 적응 대책이 빠져 있는 점이다. 빗물 탱크와 누수 대책은 부분 또는 단기 대책일 따름이다. 이제 우리의 물 문제 대책은 반드시 장기적인 기후변화의 전망에 근거해야 한다. 문제 대응의 기조가 물그릇의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물 문제를 조금 더 넓은 시야에서 접근했다면 독자들이 나무와 숲을 함께 볼 수 있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기출(사) 푸른아시아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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