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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곡 GRT’원점서 재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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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서울시가 난곡(관악구)지역과 신대방역을 잇는 난곡 GRT 건설사업을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경우에 따라 GRT 사업이 취소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 고동욱 도시철도국장은 1일 “난곡지역의 교통 개선 방안을 찾기 위해 외부기관에 연구용역을 의뢰할 예정”이라며 “용역 결과 가장 적합하다고 제시되는 방안을 채택하겠다”고 말했다. 고 국장은 “종전에 계획된 GRT만을 고집하지 않고 중앙버스전용차로제 도입 등 다른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서울시는 2005년 난곡 GRT 계획을 발표하면서 GRT만 다닐 수 있는 전용도로를 만들고, 일반 차량의 진입을 막도록 경계석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럴 경우 자동차로 30분가량 걸리는 난곡~신대방역 3.11㎞ 구간을 7~8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대를 제외하곤 GRT 수요가 적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서울시는 2006년 GRT 차로를 일반 버스와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이에 GRT와 일반 버스가 함께 다닐 경우 GRT의 장점을 전혀 살릴 수 없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서울산업대 김시곤(철도경영정책) 교수는 “GRT가 일반 버스와 뒤섞이면 별도의 추월차선이 없는 한 속도도 떨어지게 되고 결국 버스전용차로제와 별반 다를 게 없어진다”고 말했다. 일부 지역 주민들도 본래 계획대로 GRT 전용도로로만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울시 이영우 도시철도토목부장은 “난곡은 지역특성상 출퇴근 시간에만 차량이 몰린다”며 “한산한 낮 시간대에도 GRT만 다니는 전용차로를 두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GRT 사업은 당초 올해 말 개통을 목표로 추진돼 왔다. 현재 왕복 2~4차로인 난곡길을 왕복 6차로로 확장하기 위한 토지보상과 건물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토지보상은 99%가량 완료됐고 2550억원이 투입됐다. 왕복 6차로로 확장되면 양 방향으로 한 차로씩을 GRT 전용차로로 만든다는 계획이었다. 신대방역에서 보라매병원까지 1.66㎞ 구간에도 GRT 노선을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했으나 이번 재검토 방침에 따라 사업추진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강갑생 기자

◆GRT(Guided Rapid Transit)=70~80인승 규모의 차량이 도로에 설치된 유도 장치를 따라 운행하는 교통수단. 2005년을 전후로 네덜란드 에인트호번과 프랑스 루앙에서 도입해 운영 중이다. 차량 가격은 대당 13억원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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