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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로 “10회초 타석에서 엄청 두려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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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 한일전에서 적시타를 날려 ‘전범’에서 ‘영웅’이 된 일본 대표팀의 간판 타자 스즈키 이치로(36ㆍ시애틀 매리너스)가 “(한국과의 결승전에서) 10회초 타석에 들어서는 순간 엄청난 두려움이 엄습해왔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치로는 지난달 30일 방영된 TV 아사히 ‘보도스테이션’에서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저널리스트 요시다 다카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이 9회 말 3-3 동점을 만들며 따라붙자 “경기 흐름이 정말 싫은 방향으로 흘렀다”며 “투수가 그 위기만 벗어난다면 어떻게든 된다는 마음이 들어서 ‘다르빗슈 힘내라’고 중얼거렸다”며 당시 절박했던 심정을 털어 놓았다.

이치로는 또 연장 10회 초 이와무라가 안타를 치자 “주자가 쉽게 홈으로 들어오겠다고 생각했는데 멈춰서 입에서 절로 욕이 터져나왔다”고 말했다.

이치로는 대타 가와사키가 플라이로 물러나고 자신이 타석에 들어설 차례가 되자 “‘여기서 안타를 치면 장한 일이지만 치지 못하면 더욱 큰 일’이라는 마음이 들었다.”며 “잡념을 지울 수 없어서 머리 속으로 경기 중계를 그리면서 타석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또 타석에 들어선 뒤 “엄청나게 두려웠다”며 “‘오프 시즌에 일본에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치로가 승리를 예감한 것은 5구째가 파울 처리됐을 때다. 이치로는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온다. 승부구를 던지면 안타가 나올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며 “5구째를 안타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이제 어떤 공이 와도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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