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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경매, 상품 싸게 사는 지름길…시중가의 60∼70%선이면 충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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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목포대 대학원 물리학과에 재학중인 이석호 (28) 씨는 지난달 골드뱅크 커뮤니케이션사가 실시한 인터넷 경매에 참가해서 4만원 짜리 서류가방을 2만4천원에 구입했다.

李씨는 당시의 짜릿한 재미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최고 응찰가에서 역순으로 열 명을 뽑아 물건을 파는 방식의 이 경매에서 李씨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감안해 가격을 기입, 1만6천원을 아낄 수 있었다.

회사원 엄종수 (35) 씨는 중고 펜티엄PC를 천리안에 개설된 '짜릿 경매' 코너에서 자신도 믿기 어려운 싼 값에 구입했다.

'짜릿 경매' 는 컴퓨터 관련 제품들을 경매하는 코너. 嚴씨는 한 대기업의 펜티엄 PC를 골라 82만3천원을 적었다.

시중에선 2백50만원은 주어야 살 수 있는 물건이어서 자신이 낙찰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3일 후 낙찰자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嚴씨는 즉시 이 경매를 주관하는 ㈜모나스의 은행계좌로 82만3천원과 수수료 2만4천6백90원을 입금하고 며칠 후 물건을 받았다.

인터넷이나 PC통신을 이용한 온라인 경매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이나 PC통신에 접속해 질 좋은 물건을 싼 값에 살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온라인 경매가 열리는 사이버 공간은 언제나 후끈 달아오른다.

가장 큰 장점은 싸다는 것. 통상 경매를 위한 최초 가격이 시중가의 20~30%선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잘만하면 매우 싼 값으로 좋은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통상 낙찰가는 시중가의 60~70%선에 결정되지만 제품에 따라서는 시중가의 30%에도 구입할 수 있다.

메이커들이 홍보차원에서 처음부터 초저가로 물건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좋은생각이 실시한 웨딩제품 경매에서는 60만원대의 웨딩드레스가 13만5천원에, 37만원대 매직프린팅버티컬이 9만5천원에 거래됐다.

방식이 간편하다는 점도 매력 요인이다.

경매라면 복잡한 용어와 절차를 떠올리기 쉽지만 사이버 공간에서는 그렇지 않다.

집이나 사무실 등 PC가 있는 곳이면 바로 접속해서 원하는 가격을 기입하면 된다.

물론 온라인경매도 일반 경매처럼 최고가를 적은 사람이 낙찰자가 된다.

온라인 경매가 이들 전문업체에서만 실시되는 것은 아니다.

세진컴퓨터랜드 등 컴퓨터 유통업체와 케세이퍼시픽항공.루프트한자 등 항공사들이 부정기적으로 인터넷 경매방식을 통해 재고 정리는 물론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을 받고 있다.

이같은 장점 때문에 앞으로 온라인 경매는 생활용품.정보통신제품에서 의류.귀금속.미술품 등 다양한 품목으로 확대돼 유력한 판촉 수단의 하나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실제로 ㈜좋은 생각은 온라인 미술품 경매를 준비중이다.

인터넷 경매리스트 (IAL)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11월 현재 개설된 인터넷 경매사이트는 1백61개. 모두 1년새 생겨난 것들이다.

이 가운데 전자부품 경매 사이트인 패스트파츠.온세일.퍼스트옥션 등은 성공작이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연간 경매 물량도 1억달러 (약 9백억원)에 이른다.

미국내 전체 온라인 경매 물량은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연간 3억~4억달러 수준이다.

특히 패스트파츠에는 손정의 (孫正義) 소프트뱅크 회장 소유의 벤처캐피탈회사 소프트뱅크홀딩스가 상당액을 투자했다.

미래 유망산업을 골라내는데 천재적인 감각이 있다는 孫회장이 투자했다는 것은 온라인 경매의 향후 시장 잠재력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직 온라인 경매가 확산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신용거래에 따른 보안문제와 전송속도.배송 문제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대세가 좌우될 정도는 아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윤준수 (尹準洙) 책임연구원은 "전자화폐의 개발.암호화 기술의 발달.개인정보보호를 위한 법제의 보완 등을 통해 인터넷 발전 추세에 따라 인터넷 경매 또한 확대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하지윤.원낙연기자

◇ 도움말 = ▶송왕섭 (宋旺燮.좋은생각 대표) ▶송창선 (宋昌宣.모나스 대표) ▶김진호 (金眞浩.골드뱅크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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