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톱]KBS1 'TV조선왕조실록' 대선 빗댄 청문회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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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7일 오후 서울여의도 KBS 5번 스튜디오에서는 난데없는 청문회가 열렸다.

대선과 관련된 커다란 사건이 터진 것이 아니다.

11일 밤10시15분 방송될 KBS1 'TV 조선왕조실록' 이 조선 인조때의 세도가이자 대표적 간신인 김자점을 불러 연 청문회였다.

김자점역을 맡은 배우는 "모두 나를 오해한다" 고 큰소리치고 진행자는 전문가들이 보내온 자료를 이용해 그가 간신임을 밝혀낸다.

당연히 결론은 간신이라는 것이기에 청문회 자체의 박진감은 없다.

그러나 당대의 권력자를 놓고 벌이는 청문회라는 점에서 현재의 대선구도와 연결지어 생각하면 재미있는 점들이 많다.

김자점이 글 잘하는 선비를 매수해 아들 대신 과거를 보게 했다는 비리 폭로 장면이 그렇다.

김자점은 이에 대해 "내가 고위관리이다보니 내 자식까지 수모를 당하는군" 이라고 넋두리한다.

"늘 권력의 중심부에서 밀려났다가 나에게도 기회가 왔다" "주모자는 전하였소" 라는 대사들도 요즘 대선정국과 관련해 또 다른 후보들을 연상시킨다.

연출자 장성주PD는 "특별한 의도는 없었고 당시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것 뿐" 이라고 밝혔다.

'조선…' 에서 리포터가 조선시대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방법으로 당시 사회상을 전달한 적은 있었지만 청문회 형식은 처음이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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