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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문화봉사단,고아원·산골 찾아 공연 1백차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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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자, 여러분 따라 해 봐요, 올릴리~, 올릴리~이오" 지난달 4일 오후 4시쯤 경기도 파주 법원리에 있는 보육원 '평화원' 앞뜰. 기타를 어깨에 맨 요들송 가수 김홍철 (50) 씨가 요들송을 멋지게 부르자 올망졸망 모여앉은 40여명의 고아원생들이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씩하고 웃는다.

"한번 따라해 봐요" 김씨가 재차 독촉하자 한두명이 "올릴리~이오" 하더니 "와" 하는 폭소가 터진다.

이어 스피릿 금관 5중주단의 금관악기 연주, 극단 사다리의 삐에로 공연, 김민정씨의 민요, 박영애씨의 구연동화등이 이어지자 아이들은 신이 났다.

특히 성경철 (26) .김지웅 (25) 이 삐에로로 분장, 함께 풍선을 터뜨리고 놀 때는 더욱 신나는 표정이 됐다.

전국의 보육원.교도소.낙도.산골등 '문화소외지대' 를 찾아가 격조 높은 문화공연으로 사랑을 전하는 '사랑의 문화봉사단' (단장 尹和子.58) 이 지난달 평화원 공연으로 1백회 공연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12일 경기도 김포 양곡종합학교 공연이후 매주 전국을 누빈 결과다.

그동안 참가했던 공연 자원봉사자들은 무용단.합창단.관현악단.인형극회.그룹사운드등 공연분야를 망라한 예술인들. 테너 박인수.임웅균,가수 안치환.이동원.신형원, 국악인 안남춘, 극단 사다리, 동요그룹 작은 평화, 타악기 연주자 최소리등 유명 예술인.극악단들이 거의 모두 한 두번씩 동참했다.

공연자들과 봉사단 직원들은 15인승 봉고차에 옹기종기 끼어앉아 산속의 깊은 오지를 밤새워 달려 가기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래서 주위에선 이들을 '사랑의 유랑극단' 이라 부른다.

상임이사 박현경 (46) 씨는 "고생끝에 산속 마을에 도착, 주민들을 모아놓고 멋진 클래식 연주나 신나는 춤판을 벌여주면 주민들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어요. 그들의 선한 눈망울을 바라볼 때면 피곤도 싹 사라지곤 하지요" 라고 전했다.

사랑의 문화봉사단원들은 지난 5일 밤에는 전북 익산시 문화원에서 제1백11회째 공연을 가졌다.

휴일인 9일에는 전남 고흥에 공연을 온 한국공연예술원 단원 6명이 소록도에서 마당극인 생명굿을 펼쳐주겠다고 해 1백12회째 공연을 할 예정이다.

봉사단은 다음달 중순쯤 1백회를 기념하는 자축공연을 갖는다.

전화 02 - 542 - 5131. 이창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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