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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그녀에 빠졌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시상대 맨 높은 곳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19·고려대)는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그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냈다. 얼마나 고대했던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인가.

김연아는 우승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 이번 세계선수권은 부상 없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해, 훈련하면서도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긴장하지 않고 연습 때처럼 연기한 것이 좋은 점수를 얻은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돌이켜 보면 고단한 훈련의 연속이었다. 연습할 링크를 빌리지 못해 자정 넘어 새벽에 훈련하던 일,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가 난방이 좋은 전용 링크에서 반팔로 훈련할 때 자신은 입김이 하얗게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링크에서 장갑 낀 손을 호호 불며 훈련하던 일. 이번 세계선수권을 앞두고는 예기치 않은 악재가 한꺼번에 터지는 바람에 마음을 졸여야 했다.

김연아는 IB스포츠 구동회 부사장이 본지에 연재 중인 ‘김연아의 온리 호프’를 통해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아찔했던 순간들을 공개했다.

대회 개막을 보름 남기고는 바꾼 스케이트 날이 부츠 나사와 맞지 않아 새로 날을 공수해 오느라 마음을 졸였고, 대회 장소인 로스앤젤레스 도착 무렵엔 발등의 통증이 심해져 훈련을 걸러야 하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또 대회 개막을 코앞에 두고 터진 일본 선수들의 ‘연습 방해’ 논란은 가뜩이나 긴장 속에 대회를 준비하던 김연아에게 큰 상처를 줬다.

시상식 후 김연아는 “그동안 눈물이 나오려고 했는데 꾹 참아왔다”며 “하지만 오늘은 너무 기다렸던 자리여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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