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젊은 인생' 3백회 축하…유일한 노인프로로 6년간 장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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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노인은 외롭다.

자식들은 살기가 바쁘다며 안부전화 한번 하는 것으로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한다.

어쩌다 한번 들러도 뭐가 그리 급한지 돌아갈 채비에 바쁘다.

사회도 마찬가지다.

어디 한곳 제대로 있을 곳이 없다.

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해지면 양지바른 곳에 앉아 있어도 허리가 시리다.

TV나 라디오를 켜도 그렇다.

무슨 소리인지 알아 들을 수도 없는 소리를 노래라고 듣고 있어야 한다.

그들의 경험과 연륜을 사회가 축적하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91년 SBS가 개국하면서 첫 선을 보인 '젊은 인생' 은 현재 방송되는 TV 프로그램중 유일한 노인대상 프로그램이다.

이 30분짜리 '젊은 인생' 이 이번 토요일 (8일) 로 3백회를 맞는다.

6년간 버텨온 장수 비결이라면 노인계층에 대한 단순한 위문 프로그램의 성격이 아닌 노인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한데 있다.

즉 노인들 스스로가 참여 주체가 되어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가는 능동적인 진행이 '젊은 인생' 의 생명력인 셈이다.

이 프로그램에 줄곧 매달려온 백남봉.이지연 MC의 헌신적인 진행도 빼놓을 없는 인기요인. 특히 매주 토요일 새벽 6시 무렵이면 자식들이 잠을 깰까봐 가만가만 일어나 소리 죽여 TV를 켜는 많은 노인들이야말로 이 프로그램이 장수할 수 있게 밀어준 원동력이라 할 만하다.

SBS측은 이 시간대 시청률과 점유율은 1위를 달리고 있다고 덧붙인다.

너무 부담없이 판만 벌린다는 일부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남은 인생을 '계획' 하려는 노년의 의지를 부각시키는 점은 '젊은 인생' 이 가지는 가장 큰 미덕이다.

이번 3백회 특집에서는 지금까지 6년동안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주요 출연자 및 관련자들이 축하의 메시지를 전한다.

또 4대가 함께 거주하며 나이를 모두 합한 연령이 3백세가 되는 가정을 백남봉씨가 방문, 화목의 비결과 가정사를 돌아보는 '4대 만세' 가 준비돼 있다.

'도전 대결 세마당' 은 3백회 특집으로 역대 출연자중 가장 인상에 남아 시청자들이 다시 보고 싶어하는 출연자들로 구성, 즐거운 시간을 마련했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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