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액, 한 달 새 59%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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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가 늘면 공급도 느는 법. 회사채를 찾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발행량도 늘었다. 채권의 가격도 점차 비싸지고 있다. 채권 금리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조달액은 10조157억원으로, 전달(10조151억원)과 비슷했다. 그러나 회사채 발행액은 9조787억원으로 전달(8조4450억원)보다 7.5% 증가했다. 특히 기업들이 발행하는 일반 회사채 발행액이 7조7232억원으로 전달보다 58.9%나 증가했다. 기업의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는 얘기다.

김형호 아이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면서 시중에 자금은 넉넉해졌다”며 “반면 투자할 곳은 마땅치 않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회사채에 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A+ 등급) 금리는 지난해 9월 중순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전 연 7%대였으나 12월 초엔 9.15%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채권시장안정펀드가 회사채를 사들이고, 한은이 자금을 풀면서 27일엔 6.54%를 기록했다. 발행량이 늘었는데도 투자 수요가 늘다 보니 금리가 계속 내리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59.3% 늘었지만 중소기업은 오히려 6%가 줄어 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반 회사채 발행은 급증했지만 은행채를 비롯한 금융채 발행은 29.5%, 자산유동화증권(ABS)의 발행은 88.2%나 줄었다. 예금이 늘자 은행들이 채권 발행을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2월에는 주식시장이 침체해 유상증자 등 주식 발행액은 1670억원에 그쳤다. 전달보다 59.3% 감소한 금액이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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