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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후보 거액 창당자금 출처 의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이인제 (李仁濟) 후보의 국민신당에 대한 신한국당과 국민회의의 협공이 본격화했다.

양당은 이를 2차대전때 서로 체제가 다른 미국과 소련이 독일군을 상대로 합동작전을 벌인 것에 비유하고 있다.

신한국당과 국민회의는 4일엔 특히 이인제신당의 창당자금을 문제삼고 나왔다.

국민신당의 창당자금을 신한국당은 70억원, 국민회의는 1백억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1만5천명에 이르는 참석자 동원비용, 여느 정당 행사에 못지 않은 각종 무대장식과 식전 행사비용등 당일 들어간 돈만도 4억~5억원은 된다고 양측은 보고 있다.

당일 비용보다 창당에 박차를 가한지 보름여만에 전국 31개 지구당을 급조하는데 상당액의 후원금이 내려갔을 것이라는게 양당의 시각이다.

당사 임대금도 문제삼았다.

신한국당 한 재정관계자는 "신생 야당임에도 과거 우리가 당사로 쓰던 대형건물 7개층중 3개층을 단숨에 임대한 것이 자금력의 산 증거" 라고 지적했다.

자금 출처를 따지는 부분은 더욱 날카롭다.

李후보의 97년 등록재산이 9억4천만원에 불과한데 어디서 돈이 나와 창당하느냐는 것이다.

양당은 특히 자신들은 국고보조금과 당 공식 후원회, 신한국당의 경우 지정기탁금등 수입이 확실하다며 국민신당은 아직 후원회조차 구성 안돼 공식적으로 한푼도 모으기 어려운 실정에서 창당자금을 염출한 과정에 의혹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민회의는 이 돈이 "경기도지사 시절 조성한 비자금이거나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으로부터 건네받은 것일 수 있다" 며 해명을 촉구했다.

정동영 (鄭東泳) 대변인은 "창당자금을 해명하지 않으면 李전지사 역시 金대통령의 비자금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 이라고 못박았다.

신한국당의 서상목 (徐相穆) 대선기획본부장등 관계자들은 金대통령의 이중플레이설이 나돌 때부터 자금문제를 주시해 왔다.

金대통령 주변 인사의 비자금이 李후보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양당은 인적 측면에서도 金대통령이 李후보를 지원하고 있다고 강력 주장했다.

신한국당 관계자들은 "김현철씨 캠프에서 일하던 소장파중 상당수가 국민신당으로 건너갔다" 며 "창당 하루 전에 현철씨를 전격 석방한 것도 석연치 않은 구석" 이라고 주장했다.

국민회의 유종필 (柳鍾珌)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92년 대선때 김영삼후보 사조직을 이끈 전병민 (田炳旼) 씨가 이인제 캠프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며 "田씨가 최근 이원종 (李源宗) 전정무수석의 연락을 받고 청와대에 들어가 세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고 주장했다.

민주계의 신한국 잔류및 이회창 흔들기, 이회창 사퇴유도, 일정 시점에서 민주계 대거 탈당등의 세가지를 상황에 따라 선택토록 제언했다는 것. 국민신당은 창당대회일에 집중된 국민회의의 창당자금 시비와 신한국당의 비난논평에 발끈했다.

"남의 생일날 재를 뿌려도 유분수지…" 라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인제후보는 행사직후 기자회견에서 양당을 겨냥해 "기는 쪽의 초조함과 멀리 뒤떨어진 사람들이 엮어낸 구태의연한 정치공세" 라고 비난했다.

그는 "객관적으로 봐도 제가 얼마나 외롭게 여기까지 왔는지 여러분들은 잘 알것" 이라며 "金대통령의 반대에도 출마선언를 한 이후 한달 보름동안 망망대해의 일엽편주처럼 홀로 떠 있었다" 고 밝혔다.

"그런데 무엇이 YS신당이고, 무슨 다른 얘기가 나올 수 있단 말이냐" 고 반박했다.

대변인실은 행사도중 소식이 전해지자 성명을 통해 국민회의가 제기한 창당자금 시비에 대해 "까마귀의 시각으로 백로를 바라보는 격" 이라고 맞섰다.

김석현.김현종.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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