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총재·김종필총재 연합가도의 변수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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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 (金大中) 국민회의총재와 김종필 (金鍾泌) 자민련총재간의 DJP연합이 마침내 성사됐다.

이로써 대선은 DJP대 반DJP의 대결구도로 전환될 전망이다.

기존의 '정권교체' 나 '3金청산' '세대교체' 논쟁들은 DJP냐 아니냐, 구체적으로는 '김대중대통령' 이냐, 아니냐의 의미를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내각제 개헌' 이나 '대통령제 호헌' 주장 역시 마찬가지다.

DJP대 반DJP 대결을 권력구조의 측면에서 접근한 해석이 되는 것이다.

이같은 쟁점들이 얽히면서 진행될 대선에서 몇가지 새로운 의문점들이 등장했다.

이에 대한 여론의 판정은 대선 승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하나 하나가 중요한 변수들이다.

첫번째는 DJP연합의 내각제와 공동집권 약속이 지켜질 수 있을 것인가다.

99년말 DJP연합이 국회 개헌선을 확보할 수 있을지등의 기술적인 부분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상호신뢰가 중요하다.

그 여부에 따라 선거운동에서의 공동보조 강도가 결정될 것같다.

물론 국민회의는 약속의 준수를 다짐하고 또 다짐하고 있다.

그렇다고 양측간에 뿌리깊었던 불신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3일 의원회관에서 소속의원등 5백여명을 모아놓고 '화려한' 서명식을 해야했던 이유 가운데 하나도 '혹시나' 하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는 지적이 있고 보면 지켜볼 필요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하겠다.

두번째는 이와 별도로 김종필총재의 지원이 얼마나 보탬이 될 것인가다.

아무래도 가장 큰 관심은 JP와 자민련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김대중총재 지지로 직행할지의 여부다.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는 국민회의나 자민련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서로간의, 특히 단일후보로 나서는 김대중총재의 약점 보완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주목대상이다.

예컨대 김종필총재의 보수색채 덕으로 김대중총재가 선거 때마다 시달려야 했던 색깔논쟁을 피해갈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할 부분이다.

세번째는 반DJP연대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다.

반DJP 성향의 유권자는 산술적으로 다수다.

모이면 DJP보다 큰 파괴력을 지닐 수 있다는 점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당사자라 할 수 있는 이회창 (李會昌.신한국당).조순 (趙淳.민주당보).이인제 (李仁濟.가칭 국민신당) 후보간의 단일화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하지만 선거 막판으로 가면 상황이 변할 가능성은 있다.

유권자의 성향이나 지금까지의 투표행태로 볼 때 표가 한쪽으로 몰릴 것이라고 전망하는 선거전문가는 매우 많다.

승산이 없는 후보가 투표일까지 버티려면 상당한 압력을 뿌리쳐야 할 것이다.

趙후보의 경우는 11월중 사퇴결정을 할 가능성이 크며, 이 부분도 반DJP연대의 부분 변수가 될 것같다.

마지막 변수로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의 선택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金대통령이 일단 신한국당 당적 고수를 선언함에 따라 이 문제는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

그가 당내에서 어떤 주장과 역할을 하려는지에 대해 많은 사람이 주시하고 있다.

당내 민주계 의원들은 "분명한 것은 이회창후보를 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일 뿐" 이라고 말한다.

상황의 변화에 따라 金대통령이 현재의 방침을 바꿔 탈당을 할지, 탈당할 경우엔 이인제지사를 지원할지, 아니면 DJP연합의 내각제 추진을 방조할지에 대한 다양한 추측과 주장들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金대통령의 움직임이 승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방증이다.

김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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