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임하댐 이대로 괜찮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심각한 오염위기에 부닥친 임하댐이 이번엔 지반 침하 (沈下) 위험에 봉착해 수질오염사고 우려지역으로 선포됐다.

낙동강의 다목적댐으로서는 안동댐에 이어 제2의 규모를 자랑하는 이 댐이 환경위기에 겹쳐 입지불안까지 안게 된다면 중부 경북은 물론 낙동강 수계 전체에 어떤 피해가 날지 모른다.

당국은 임하댐이 안고 있는 문제를 철저히 조사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조속히 세워야 한다.

92년에 완공된 임하댐은 저수량 6억t의 중규모 댐이지만 낙동강의 홍수조절과 대구.구미.부산 등의 용수공급, 연간 9천6백만㎾의 발전 등 요긴한 역할을 한다.

최근엔 물이 부족한 인근 영천댐으로 도수관이 연결돼 포항공단에도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임하댐 건설 이후 주변 농지가 박토화 (薄土化) 하고 농무 (濃霧) 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선 이미 보상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또 청송교도소의 오.폐수 방류로 인한 수질오염도 문제점이 충분히 지적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제기된 지반침하 문제는 토목공사의 부실인지, 입지선정의 잘못인지 뚜렷한 원인과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환경부는 주변 임동 주유소의 지하탱크가 지반침하로 파손될 경우 대규모 수질오염이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으나 그것은 문제의 일부일 뿐이다.

만약 댐 자체가 취약한 지반 위에 건설됐다든지, 주변 암벽조차 지반침하의 영향을 받는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 넓은 호수에 오일펜스를 설치하는 작업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번 기회에 댐 안전도 자체를 재조사하는 것도 미래의 안전을 담보하는 노력이 될 것이다.

이런 불안과 의혹이 공연히 제기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임하댐 주변의 도로와 교량이 무너지는 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이런 현상이 단순한 토목공사의 부실 때문이라고 당국이 확인한다면 문제는 덜 위험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지반침하의 우려를 일종의 기우 (杞憂) 라고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당국의 철저한 기술적인 재검토와 해명이 필요한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