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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원드컵 축구]한국-일본 '창-방패' 잠실 대회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이번 만큼은 쉽게 당하지 않겠다”

1일 오후3시 잠실 주경기장에서 벌어질 숙명의 한.일전에서 양팀 골게터와 이를 저지하는 상대 마크맨들이 서로 1차전에서 당한 복수를 다짐하고 있다.

최용수 (상무) 와 오무라 (요코하마 매리너스) , 미우라 가즈요시 (베르디 가와사키) 와 최영일 (대우) 이 바로 그들이다.

최용수는 이번 최종예선에서 7골.2어시스트로 한국을 월드컵 본선 4회 연속진출의 반석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그는 9월말 도쿄 한-일전에서 어시스트는 했으나 골을 넣지는 못했다.

당시 원톱으로 나선 최용수는 오무라의 집중마크를 받았다.

최가 볼을 잡아 문전으로 치고 들어가면 어느새 오무라의 깊은 태클이 들어왔다.

오무라는 한술 더떠 팔꿈치로 몰래 옆구리를 찌르기도 했다.

오무라는 경고를 받을 정도의 거친 플레이와 최용수의 신경을 거스르는 밀착마크로 최를 괴롭혔다.

최는 “이번엔 오무라와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을 것” 이라며 “페널티지역에서 PK를 유도하는 작전을 쓰겠다” 고 밝혔다.

오무라는 1m80㎝.75㎏의 탄탄한 체격을 갖춰 장신 (1m83㎝) 스트라이커 최용수의 전담 마크맨으로 일본이 내세운 인물. 최종예선 개막전인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해트트릭과 함께 4골을 터뜨린 간판 골잡이 미우라도 이번에는 '홈경기 역전패의 설욕' 을 다짐하고 나섰다.

미우라는 9월말 한-일전 홈경기에서 로페스와 함께 투톱에 나섰지만 그림자처럼 따라다닌 최영일에게 꽁꽁 묶여 옴쭉달싹 못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최에게 밀려 볼을 잡지 못한 미우라는 그야말로 무용지물이 됐다.

최는 지능적인 태클과 뛰어난 위치선정, 신경전으로 미우라의 길목을 차단했다.

최의 찰거머리 마크에 속수무책으로 우왕좌왕하던 미우라는 최영일에게 신경질적인 반응도 보였다.

주장 최영일은 31세의 노장이지만 성실한 훈련자세와 자기관리로 힘든 스토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1m81㎝.80㎏의 탄탄한 체격을 자랑하는 최는 이번에도 1m77㎝.72㎏의 미우라를 “꽁꽁 묶어 슈팅기회를 주지 않겠다” 며 자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우라도 “태클로 인해 몸이 망가져도 좋다” 며 “반드시 골을 넣어 프랑스로 가는 디딤돌을 놓겠다” 는 각오다.

이들 창과 방패의 대결은 1일 오후4시50분쯤 그 결과가 드러날 것이다.

김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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