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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세 새내기 공무원 나올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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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만 55세 남(행정직 9급 응시), 53세 여(행정 9급), 49세 여(농업연구사), 48세 남(축산 9급). 48세 여(행정 9급)….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접수한 울산시 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한 사람의 신상 명세다. 응시 연령이 만 18~32세로 제한됐던 지난해까지는 원서 낼 자격도 없는 늦깎이들이다. 울산시에 따르면 65명을 뽑는 이번 시험에 33세 이상의 수험생 516명이 원서를 냈다. 전체 2921명의 18%나 된다. 이 가운데 47명은 40세 이상이다.

최고령자인 A씨(55·남)는 “두 딸에게 출근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서라도 꼭 합격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오래 행정고시를 준비하느라 9급 공채 응시 기회마저 놓치고 뚜렷한 직장 없이 살았다”며 “고시 공부 경험을 되새겨 6개월여간 컴퓨터로 동영상 강의를 들으며 수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씨가 합격하면 자식뻘 되는 동기생들과 공직 생활을 해야 한다. 이번 응시자의 평균 나이가 27.2세로 합격자 평균도 이와 비슷한 선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A씨가 공무원 생활을 순조롭게 할 경우 7급(주사보) 승진까지 바라볼 수 있다. 지방공무원법(33조)상 승진에 필요한 최저 근무연수는 9급에서 8급까지가 2년, 8급에서 7급까지가 3년이어서 5년 뒤인 2013년에는 7급이 될 수 있다. 6급 이하 공무원의 정년퇴직 연령은 현재 58세에서 2013년까지 60세로 연장되도록 규정돼 있다. 공무원채용시험 응시 연령 상한 폐지는 지난해 2월 국가·지방공무원법이 개정돼 확정됐고, 올해 적용된다. 올해 울산시 공무원 채용시험에서는 보건연구사직 한 명 모집에 103명이 지원해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세무 9급은 한 명 모집에 97명, 행정 9급은 33명 모집에 2022명이 지원해 61대 1을 기록하는 등 평균 4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울산=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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