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불법체류 방글라데시인 '코리아 온정'으로 새 삶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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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수술이 잘 됐다니 건강해지면 반드시 이 은혜를 갚겠습니다. "

24일 오후 서울동대문구회기동 경희의료원 2층 2278호 입원실. 이날 오후 장암수술을 받은 방글라데시인 니잠 우딘 (26) 이 이 병원 기독봉사회장 김진우 (金鎭雨.내분비내과) 교수의 손을 잡고 서툰 우리말로 "고맙습니다" 를 연발하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한달전 장암 진단을 받았던 우딘은 의료보험이 안되는 불법체류 근로자로 병원비를 못구해 절망에 빠졌다가 기독봉사회 회원들의 도움으로 새 삶을 찾게된 것. 방글라데시 최고 대학인 데카대학 방글라데시 문학과 3학년이던 우딘은 노부모가 대학과 중고교에 다니는 4명의 동생 학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95년말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수도권의 봉제.사출공장을 전전하며 월급 60여만원중 50만원을 매월 고향에 보내던 그가 이상을 느낀 것은 3월. 칼로 찌르듯 아랫배를 파고드는 통증을 소화불량이라고 여기며 6개월간 소화제로 버티다 증세가 악화되자 지난달 이 병원 외국인무료진료센터를 찾았다가 암진단을 받았던 것. 의사.간호사.직원등 70여명으로 구성돼 2월부터 주말 외국인노동자 3백여명을 무료로 진료해온 기독봉사회는 우딘의 딱한 사정을 알고 그동안 모아온 회비에 성금을 보태 수술비 3백만원을 마련했다.

또 우딘이 입원한 19일부터 수술때까지의 입원비는 집도를 맡은 이기형 (李基炯.47) 교수등 의사들이 부담했다.

金회장은 수술뒤 한두달은 반드시 입원 치료해야 하므로 주위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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