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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국내 단 한곳 마술학원 운영 정하성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백지 그림책에 '얍' 하고 기합을 넣고 넘기자 흑백그림이 나타난다.

책위에 크레파스를 놓고 흔든뒤 책장을 넘기자 이번에는 똑같은 그림들에 어느덧 컬러로 색칠돼 있다.

이렇듯 신기한 마술을 직접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정하성 (鄭夏成.43) 씨는 국내최초로 전문적으로 마술을 가르치는 매직스쿨의 원장. 강남구논현동에 있는 국내 유일의 마술학원 '애디슨 월드매직' 에 들어서면 연미복을 입은 젊은 강사들과 학원을 가득채우고 있는 갖가지 마술장비들이 손님을 맞는다.

鄭씨가 생소한 마술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은 87년. 방송프로 수입회사서 평범한 직장생활을 할 때였다.

영국에 출장차 갔다가 그곳 마술학교에서 3일동안 강좌를 들은 것이 잊지 못할 경험이 됐다.

본격적으로 마술을 배우기 시작한 것은 직장을 그만두고 외국어학원을 운영하기 시작한 91년부터. 현재 세계마술협회 회장인 토니 하시니를 스승으로 뉴욕의 매직스쿨서 본격적인 수업을 쌓았다.

"동양인,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젓가락을 쓰기 때문에 손재주가 비상합니다."

鄭씨는 일본이 마술산업을 정책적으로 육성, 1천여명의 마술사들을 키우고 중국 마술사들이 유럽.미국등지에서 성황리에 공연하는 것을 보고 한국에서 마술보급을 위해 힘쓰기로 마음먹고 지난해초 마술학원을 열었다.

그동안 마술강좌를 수강한 사람은 8백여명. 영업에 도움될까 배운 대기업 사원에서부터 어린이환자들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소아과의사.치과의사.한의사,가족들과 친밀해지려는 직장인등 수강생들의 직업과 동기도 다양하다.

배출된 수강생들은 기수별 모임을 구성, 한달에 한번씩 고아원.양로원등에 위문공연을 가기도 한다.

鄭씨는 27일부터 11월2일까지 하루 2차례 선착순 총 2백50명에게 무료로 생활마술을 가르쳐줄 계획이다.

무료강좌는 앞으로도 두달에 한번씩 계속된다.

02 - 3443 - 1985~7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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