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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5인의 생가풍수…김대중, 문인재사 배출하는 산봉우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큰 인물의 생가터는 기념물로 보존되고 있다.

이는 그 인물을 오래도록 기억하자는 의미도 있지만 이 지역에 이런 인물이 태어났다는 표지이기도 하다.

한 시대를 주도하는 인물들은 대개 지령 (地靈) 을 타고 난다는 것이 우리의 속언이자 동양의 오랜 정신적 문화유산이다.

21세기를 이끌어갈 한국의 새 지도자 역시 시대 (=天時) 와 지리 (地利) , 인화 (人和) 라는 천.지.인 3재 (三才) 의 조화 속에서 탄생하게 마련이다.

본지는 대선후보로 출마한 인물중 특히 관심의 표적이 되고 있는 5명을 3재 가운데 하나인 지리적 측면에서 조명해 보고자 한다.

그 분석방법은 전통사상의 하나인 풍수지리론이다.

비록 모든 후보자들이 특정의 지리적 영향을 받고 있다 하더라도 국가의 운세와 현재 각 후보가 처한 인적 상황이 보다 중대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재삼 강조하면서 독자들의 이해를 구한다.

참고로 덧붙이자면 생가나 고향의 풍수가 미치는 영향은 확률적으로 30% 정도라는 점이다.

분석의 순서는 후보자의 성명 가나다순에 따랐다.

김대중후보의 출생지는 전남신안군하의면후광리 (後廣里) 다.

김후보의 호 후광 (後廣) 은 바로 고향의 지명에서 따온 것. 후광이라는 말은 하의면의 중심인 대리 (大里) 뒤에 있는 '너른 섬' 에 어원을 두고 있다.

이곳은 원래 작은 섬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도 주위는 염전으로 둘러싸여 있다.

후광리에서도 김후보의 생가는 원후광이라고 부르는 곳이다.

이곳 지형은 마치 달팽이가 양쪽 더듬이를 내밀고 물가로 나오는 모습이다.

달팽이는 본래 밤에 활동하는 생물이다.

지형의 방위로 보아 한밤이 아닌 막 어둠이 깔리는 시간대여서 시기선택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음을 보여준다.

생가터는 왼쪽 더듬이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다.

집은 자취 없고 당시의 주춧돌만 남아 있다.

이 터는 좌우에서 바람을 막아주는 언덕이 없다.

허허벌판에 나와 있다.

이는 평생 혈혈단신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 눈을 뜨면 바라보이는 앞산은 기역자형의 지팡이를 땅에 놓은 모습이다.

지팡이의 손잡이가 집터를 치고 있는데 이는 김후보의 교통사고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그너머로 이른바 문필봉 (文筆峰 : 붓끝처럼 생긴 산) 3개가 나란히 서 있다.

이는 문인재사의 배출을 기약한다.

하의초등학교 4년까지 줄곧 1등을 놓치지 않은 것이나 목포로 이주해서도 뛰어난 성적을 거둔 것은 이 산의 영향이라고 판단해야 한다.

재물과 인연이 깊은 물은 남쪽에서 흘러와 북쪽으로 빠져나간다.

물이 들어오는 입구와 출구의 너비가 비슷해 돈을 풍족하게 다스릴지는 몰라도 모으기는 매우 어렵다.

이런 지형에선 개인적 축재란 본래 탐할 수 없다.

대인관계를 보여주는 안산이나 조산 (둘 다 집 앞에 있는 산) 이 모두 산각 (山脚 : 산의 밑둥이) 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남에게 배반당하거나 남을 배신하는 일이 일어나기 쉬운 형세다.

이합집산이 심한 한국정치인에게는 오히려 이런 형세가 흉보다는 장점 (?) 일 수 있다.

아무튼 대인관계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생가터를 중심으로 지세를 종합평가한다면 그리 오래 살만한 곳이 못된다.

다른 한편 지형을 보다 크게 보기 위해 달팽이의 고동에 해당하는 주산에 오르면 이곳 형국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주변의 장병도.비금도.도초도.기좌도 그리고 하의도 남부와 상태도가 이곳을 원형으로 감싸고 있음을 알게 된다.

소년 김대중이 이 산에 올라 호연지기 (浩然之氣) 를 키웠다면 그 꿈은 매우 장대한 것이었음을 한눈에 짐작케 한다.

다만 그 거리가 매우 멀고 날씨에 따라 보일듯 말듯해 과연 어느 때 지기 (地氣) 를 받을까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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