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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 기회” … 유학생 유치 팔 걷은 싱가포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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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19일 싱가포르 시내 래플스 호텔 주빌리 룸. 제3회 ‘싱가포르 교육(SE) 어워즈’ 수상자들이 기자회견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싱가포르 교육 어워즈’는 싱가포르를 국제적인 교육 허브로 만드는 데 공헌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하지만 회견에 참석한 중국·인도 등의 기자들은 수상자 개개인에겐 관심이 없었다. 대신 싱가포르 교육계의 금융위기 대책에 질문이 집중됐다. “각국 대학들이 재정난으로 앞다퉈 장학금 등의 혜택을 줄이고 있다. 이로 인해 외국 유학생들의 고충이 크다. 싱가포르의 사정은 어떤가?” 답변은 단호했다. “장학금을 줄일 계획 같은 건 전혀 없다. 우리는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한다.”

싱가포르 교육계가 ‘위기를 기회로’란 모토로 공격적인 해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다른 나라 대학들이 ‘긴축 재정’에 급급해할 때, 우수한 해외 교원·학생을 적극 유치한다는 복안이다.

해외 마케팅 책임자인 존 그레고리 콘세이카오 싱가포르관광청 교육서비스 국장은 “고환율로 광고 단가가 상대적으로 싸졌다”며 해외 미디어를 이용한 홍보를 더욱 강화할 뜻을 내비쳤다. 학교들은 “ 장학금·학자금 지원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현재 싱가포르의 3개 국립대학과 5개 기술전문대(폴리테크닉)는 학비 보조를 원하는 학생들에게 각각 1만3300~2만2400미국 달러(약 1800만~ 3100만원)를 지원하고 있다. 전체 수업료의 75~8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외국 유학생들도 3년간 싱가포르 내 또는 해외 주재 싱가포르 기관에서 일하는 조건으로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세계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 대학들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정부의 든든한 재정 뒷받침 덕분이다. 작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에게 국제 경쟁력을 지닌 교육은 ‘큰 사업’이다. 국내총생산(GDP)의 3%를 교육서비스 분야가 담당하고 있다. 외국에서 찾아오는 유학생 수(초등학교~대학교)가 매년 1만 명 가까이 늘고 있다. 지난해는 120개국에서 9만7000명이 왔다.

싱가포르=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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