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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잃고 직장서 쫓겨난 미국인들 AIG 임원 집 찾아가 항의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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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21일 미국 코네티컷주 페어필드시의 한 AIG 임원 집 앞에 시위대가 몰려들자 경호원(左)이 이를 저지하고 있다. [코네티컷 AP=연합]


뉴욕 타임스(NYT) 인터넷판은 이들이 AIG 임원의 집을 돌며 항의시위를 벌였으며 수십 명의 보도진과 경호원들이 이들을 둘러쌌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AIG가 정부 지원금으로 직원들의 ‘보너스 잔치’를 벌인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비난의 화살이 AIG 직원들에게 직접 맞춰지면서 이들의 신변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CNBC는 20일 AIG가 직원들에게 ‘회사 로고가 붙은 옷이나 가방·우산 등을 쓰지 말고 회사 건물 밖에서는 AIG 신분증을 보이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또 회사 시설 근처에서 서성거리는 수상한 사람이 있으면 바로 보고하고 AIG와 관련된 집회·미디어 관계자들과의 대화를 피하라는 내용도 지침에 포함됐다.

이런 위험은 AIG 직원들에게만 감지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가을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에 인수되기 직전 AIG처럼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했던 메릴린치의 직원들 역시 회사 측에 사설 경호 비용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NYT는 금융위기 이후 경비용역 업체를 찾는 금융회사가 늘었으며 임원 경호원은 물론 폭발물 탐지견을 보내 달라는 요청도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뉴욕 월스트리트가 무책임과 도덕적 해이의 대명사로 자리 잡으면서 애꿎은 피해를 보는 곳도 생겼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 월스트리트라는 이름을 가진 거리는 모두 995곳. 20일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시 월스트리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주민들을 소개하며 “이들이 매번 명함을 내밀 때마다 차가운 시선을 받고 실제 매출에도 영향을 받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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