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수신액의 절반 정도가 단기 부동자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와 금융시장의 불안 탓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 수시입출금식예금(MMDA)과 자산운용사의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들어간 만기 1년 미만인 단기 자금의 규모는 지난달 말 784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엔 은행·증권·보험사·저축은행의 수신 상품뿐 아니라 우체국과 6개월 미만 단위로 가입을 연장하는 회전식 정기예금도 포함된다.
금융권 총수신액 1525조4000억원의 51%에 달하는 규모다. 단기 자금 규모는 ▶2006년 말 611조원 ▶2007년 말 665조8000억원 ▶지난해 말 749조2000억원 등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고 돈을 풀고 있지만 대부분 단기 자금이라 은행들은 장기 대출에 선뜻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도 가라앉아 돈이 자산시장 쪽으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금융연구원 정찬우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금융시장의 특징 및 정책 대응방안’이란 보고서를 내고 “한은이 중장기 자금을 공급하고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을 직접 매입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며 “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김원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