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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시정개혁 성공… 교통·교육 쇄신,범죄도 절반으로 줄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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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세계의 수도' 뉴욕을 책임지고 있는 루돌프 줄리아니 (53.사진) 시장은 요새 신바람이 난다.

시민들의 열화같은 지지로 다음달 4일에 있을 시장선거에서 재선이 '떼어논 당상' 이기 때문이다.

당초 뉴욕시장 선거는 민주당의 여성후보 루스 메신저가 출마, 남녀 성대결로 관심을 끌었지만 현재는 사실상 '상황 끝' 이라는 분위기다.

지난 21일의 뉴욕타임스 여론조사에서도 그의 지지율은 메신저를 두배 가까이 앞지를 정도다.

민주당의 텃밭인 뉴욕 (민주.공화 당원비율 5대1)에서 그의 단독질주를 가능케한 비결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시정 (市政)' 의 결과로 얘기되고 있다.

실제 그는 현장을 뛰는 시장으로 유명하다.

교통.범죄.교육문제등 시민들의 생활현장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확인 행정을 편다.

지난 8월 천주교의 한 신부가 늦은 밤 시내 브로드웨이에서 연극관람뒤 귀가길에 불량 청소년들에게 지갑을 뺏기는등 봉변당한 일이 있었다.

줄리아니 시장은 즉각 경찰에 신속 검거를 지시, 대대적인 수사에 나서 사건을 해결지었다.

범죄퇴치와 관련, 그가 모토로 내세우는 '깨진 창문' 이론에 따른 대응이었다.

누군가 건물의 창문을 깼을때 이를 묵과하면 곧 모든 창문이 남아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따라서 뉴욕시에서는 살인.강간등 강력범죄가 저질러지면 총력 검거에 돌입한다.

그의 재임 4년간 뉴욕의 범죄율이 절반으로 떨어진 것도 바로 이같은 정책의 결과였다.

그러나 원칙만 내세우며 마냥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다.

지난 여름 고 테레사 수녀가 운영하던 자선단체의 뉴욕지부가 구호활동중 주차 딱지를 받는 일이 많다며 대책을 호소하자 "앞으로 이 단체 차량은 어떤 경우든 벌금을 안내도록 조치하겠다" 고 공약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 마약퇴치를 시정 최우선과제의 하나로 추가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청소년의 코카인.헤로인 복용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막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이같은 방침은 이미 많은 시민, 특히 학부모들로부터 환영을 받고있다.

그의 높은 인기에는 월스트리트의 활황 덕에 뉴욕경제가 좋아진 것도 한몫 했다.

실제 그의 재임기간중 시청및 공공기관 일자리는 2만4천개가 줄었지만 민간부문 일자리는 17만3천5백개가 늘었다.

그는 경제가 좋아지면서 늘어난 세수를 향후 교육부문에 집중투자, 시민들의 삶의 질 제고에 쓸 계획이다.

그를 두고 정치적인 야심이 강한 사람이라는 뒷말도 없지않다.

그러나 그는 이에 개의치 않는다.

"시장의 할 일은 정치가 아닌 시정" 이라는 것이 그의 시장론 (市長論) 이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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