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대지진 발생 가능성" 중국 국가지진국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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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한반도에서도 규모 8 안팎의 초대형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규모 8은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발생한 적이 거의 없는 대규모 지진. 중국 국가 지진국 이유철 (李裕澈) 지진재해평가위원회 주임은 최근 한국자원연구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이같은 주장을 폈다.

한국계인 李 주임은 "중국 화북 (華北) 지역의 지진 양상을 관찰한 결과 대규모 지진이 서부에서 동부로 이동하고 있다.

이런 지진 이동의 연장선상에서 볼 때 한반도 역시 앞으로 대형 지진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 밝혔다.

국내의 경우 규모 7 이상의 지진은 발생할 확률이 거의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 학계의 정설이었다.

지진 규모 8은 규모 7에 비해 30배 가량 에너지가 큰 것으로 이 정도면 내진설계가 가장 잘돼있다는 원전 (原電) 도 무사할 수 없다.

李 주임은 한반도의 지진 역시 중국의 화북지방과 마찬가지로 인도 지각판이 유라시아 지각판을 동북방향으로 밀어 올림으로써 생긴다는 견해를 보였다.

중국의 경우 이런 힘의 영향이 지진의 동진 (東進) 이라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화북지방의 지진 동진설은 국제학계에서도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는 가설이다.

중국 지진국은 지진 동진설에 따라 75년 발해만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지진을 약 1주 전에 예측, 국제 지진학계에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자원연구소 전명순 (全明純) 박사는 "지진의 일부 동진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동진설만으로 한반도의 지진을 설명할 수 없을 때도 많다.

한반도의 지진 형태나 지진예보를 위해서는 자료 축적이 좀 더 필요한 단계" 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의 지진은 화북지방의 지진과 대체로 연동 (連動) 해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각판에 축적되는 힘의 패턴이 유사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李 주임은 삼국.조선시대의 역사서 30여 권을 분석한 결과 한반도의 지진이 평안도와 경기 서부해안.경남지방 등을 잇는 지역에서 다발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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