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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미술이란 … 사회와 나누는 스킨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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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이사하다 만 듯한 이 전시장은 배영환(40)씨의 공공미술 작품이다.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2층에서 4월 26일까지 열리는 ‘내일’전을 통해 나무와 골판지로 직접 만든 어린이 도서관 겸 노인정 모델을 선보인다.

배씨는 2001년 ‘노숙자 수첩’ 프로젝트를 통해 무료 급식소와 보건소 정보를 담은 수첩을 노숙자들에게 나눠주는 공공미술프로젝트를 펼쳐 왔다. 지난해엔 서울농학교 담장에 학생들이 그린 도자타일을 붙인 벽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을, 최근엔 서울맹학교 담장에 학생들이 각자의 소원을 한글과 점자로 새기고 손바닥 도장을 찍은 벽화 ‘점자-만지는 글, 아름다운 기억’을 만들었다.


배 작가는 “공공미술이란 작가가 사회와 스킨십을 나누는 자연스러운 형태”라고 정의한다. 이번 도서관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노인과 아이, 외국인밖에 없는 시골마을에 컨테이너 도서관을 설치해 삶이 풍성해지는 프로젝트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작들은 배씨가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고 제작 및 수송이 용이하도록 컨테이너에 맞춰 나무와 골판지로 만든 책꽂이와 책걸상이다. 첫 도서관은 충북 진천의 한 마을에서 실현된다.

‘내일’전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김선정 교수가 주도하는 예술축제 ‘플랫폼2009’의 첫 전시다. 올해는 미술이 전시장 밖으로 나가 사회와 소통하고 공동체의 삶과 연계되는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아트선재센터 3층에서 디자이너 이정혜씨가 설계한 1·2인용 모델하우스를 선보이는 ‘주거연습’전, 1층 라운지를 플라스틱 바구니와 중고 가구로 꾸민 최정화씨의 ‘라운지 프로젝트’도 그 일환이다. 전시 관람료(성인 3000원)는 도서관 프로젝트 진행에 쓰인다. 책을 기증하면 무료다. 02-733-8945.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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