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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풀어 부도위기 기업 살린다…뉴코아엔 6백억 지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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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형부도가 잇따르고 증시가 폭락을 거듭하자 정부는 금융기관에 대한 한은특융 방침을 발표하는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뉴코아등 부도위기에 몰린 기업들에 협조융자를 실시키로 하고 기업들의 어음할인 요청에 금융기관들이 적극 응해주도록 정부가 독려키로 했다.

20일 증권시장에서는 두차례에 걸친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가 565.64로 지난 18일보다 19.07포인트 떨어지는 폭락세를 보였다.

쌍방울.태일정밀에 이어 이날 재계서열 24위의 뉴코아그룹마저 부도위기에 몰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부양대책이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기아사태의 장기화와 달러부족에 따른 환율불안,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 부족에 정치권의 비자금 공방까지 가세해 불신과 불안감이 팽배해 있는 증시에 뉴코아 악재가 위기감을 심화시켰다.

제일은행등 뉴코아채권은행단은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금주중에 5백억~6백억원의 긴급자금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한편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대미 (對美) 달러환율은 한때 달러당 9백24원까지 치솟는등 급등세를 보여 21일 고시될 매매기준율이 달러당 9백15원50전으로 90년대들어 최고수준을 다시 경신했다.

주식폭락으로 외국인투자가 빠져나가는 것이 환율을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경식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은 21일 오전 전국은행연합회 회의실에서 서울소재 은행장들을 불러 건실한 기업들이 일시적인 자금부족으로 흑자도산을 하는 일이 없도록 은행들이 적극 지원해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강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은행들이 기업에 자금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자금부족을 겪을 경우 한은 자금지원등을 통해 충분한 지원을 해줄 방침을 밝히기로 했다.

이와 관련, 윤증현 재경원 금융정책실장은 "지난달 한은이 제일은행에 해준 것과 같은 방식의 지원이 가능할 것" 이라고 밝혀 정부가 추가특융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도 현재의 난국을 치유할 수 없기 때문에 보다 근원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폭넓게 제시되고 있다.

서울대 정운찬 교수는 "대증적 처방보다 경제전반에 깔려있는 불안감과 정부.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씻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 전제, "정책의 일관성을 회복하면서 경제계 원로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공채발행.한은특융등의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 이라고 강조했다.

손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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