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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수산물도매시장, 개장 5개월 만에 ‘비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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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부산이 동북아시아 수산물류 기지가 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부산 감천항 국제수산물도매시장이 개장 5개월째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산국제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중도매인들이 전자단말기를 이용해 전자경매에 참여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개장 직후부터 부진하던 운영 실적이 경기침체로 수입 수산물이 줄면서 더욱 악화,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000억원이 투입된 국제수산물도매시장의 부진이 장기화 할 경우 인근에 추진 중인 수산물 수출가공 선진화 단지 조성에도 악영향을 미쳐 부산이 동북아 수산물류 허브로 발돋움하는데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실적 최악=국제수산물도매시장 관리사업소에 따르면 2월 한달 국제수산물도매시장 처리물량은 1252t으로 월 목표 1만t의 12.5%에 그쳤다. 원양·수입물 취급 운영법인인 부산감천항수산물시장㈜과 PW수산㈜이 각각 1191t과 59t, 연근해 수산물 취급 운영법인인 부산수산물공판장㈜이 1.5t을 처리했다.

1월에도 2188t을 처리, 목표 물량의 21%를 겨우 넘겼다.지난해 유치 물량도 목표치의 5% 선인 7300t에 그쳤다. 고환율로 부진한 수입 물량을 대신해 시장 활성화 대안으로 기대를 모았던 원양산 물량 경매는 개장 이후 한 번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엔화가 치솟으면서 일본 수산물 수입이 줄고 값이 오르면서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160여 개 입주업체의 경영난이 가중돼 수입업체 2곳이 부도처리됐으며 부도 위기에 몰린 업체도 여러 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은 없나=실적이 저조한 운영법인 교체와 수입 수산물 관세 인하 등 물량 유치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시의회 해양도시위 김영욱(부산진4) 의원은 최근 “물량 유치 실적이 저조하거나 의지가 없는 업체는 과감히 교체하고 실무 전문가와 부산시 등으로 이뤄진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물량 유치 대책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적이 부진한 PW수산은 운영자금을 투입하지 않아 관리사업소로부터 ‘경고’ 행정처분을 받은 상태이다.

국제수산물도매시장 경영난의 주 원인이 고환율 등 대외적인 환경에서 비롯된 만큼 어종별 10~30%인 수입관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해 줄 것을 수입업계는 바라고 있다.시장 활성화를 위해 부산에 산재한 수입수산물과 원양수산물 업체들을 국제수산물도매시장으로 입주토록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를 위해 중도매인 제한을 없애고 한시적인 세제 감면과 시장 사용료 인하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두부와 냉동창고 등 도매시장 필수시설의 사용료를 내리기 위해 ‘국제수산물도매시장 특별법’ 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강진권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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