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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유예협약 적용 태일정밀…대구종금등 인수하다 자금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국내최대 컴퓨터부품 업체인 태일정밀 (경기도 안산) 의 부도유예협약 적용은 업계에서도 충격으로 받아들지고 있다.

이 회사가 89년 상장이후 벤처기업의 대명사로 불리며 '성공한 중소기업' 으로 주목받아 왔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 회사가 불황기에도 불구, 올들어 대전동물원과 대구종금 지분 등 인수에 나서며 무리한 사업다각화를 하다 자금사정이 악화됐다고 보고 있다.

이날 정강환 (鄭康煥.52) 사장은 마감시간내 자금을 막아보겠다며 하루종일 자리를 비우고 뛰어다녔으며 대부분의 임직원은 '믿을 수 없다' 는 표정들이었다.

鄭사장은 83년 맨손으로 태일정밀을 창업, 14년만에 매출 1조원규모 (전사업부문.지난해) 의 세계 컴퓨터 헤드업계의 정상기업으로 끌어올린 벤처기업의 신화적인 인물. 최근 차세대 유망산업인 2차전지 (충전용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어 전지왕국 일본에 도전장을 내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鄭사장이 비제조업 부문을 털어버리고 리튬이온전지와 CD롬.자기헤드 등 첨단 업종에만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지만 시기를 놓쳤다" 고 말했다.

태일정밀은 최근 기아사태 와중에 같은 이름의 기아 협력업체의 부도설에 말려 제2금융권이자금회수에 나서는 바람에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 회사는 정보통신 회사인 태일텔레콤 등 8개 계열사와 6개 외국 현지법인을 거느리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8천억원을 기록했다.

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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