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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아기의 울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기원전 4세기께의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이 눈물을 흘리는 것은 카타르시스, 곧 정서를 순화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이론을 내세웠지만 눈물을 대상으로 과학적 연구가 처음 시도된 것은 18세기 후반이었다.

프랑스 화학자 라브와지에가 연구를 시작한 이후 여러 학자들이 눈물에는 염화나트륨.염화칼륨.칼슘.망간 등이 함유돼 있으며 눈물의 나트륨 농도가 혈액의 농도와 같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눈물이 짠 것은 혈액을 통해 나오는 다양한 염분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며 그래서 눈물이 신체의 독소를 제거하는 자정 (自淨)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20세기초에는 미국의 한 학자가 7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그 가운데 54명의 환자가 실컷 울고난 다음 건강상태가 훨씬 좋아졌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영화나 연극을 보고 흘린 '정서적 눈물' 과 마늘.양파 등의 냄새를 맡고 흘린 '자극적 눈물' 에 들어있는 화학물질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훨씬 뒤의 일이다.

'정서적 눈물' 에 단백질이 훨씬 많아 일시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아주 효과적이란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감정이나 자극에 의해서만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도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가령 2~10초 사이에 한번씩 눈을 깜박일 때마다 위 눈꺼풀 안쪽에 있는 눈물샘에서 눈물이 조금씩 흘러나와 눈알의 운동을 원활하게 하고 눈알에 묻은 먼지나 병균을 모아 죽이는 일을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갓 태어난 아기의 울음은 그것이 괴롭거나 불편해서 우는 것인지, 단순히 눈물을 흘리기 위한 울음인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아기는 본래 태아 (胎兒) 적부터, 구체적으로는 수정 (受精) 된지 21주만 지나면 울기 시작하며 그것은 녹음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눈물을 흘리기 위한 울음이다.

부모들은 대체로 갓 태어난 아기의 울음을 짜증스러워하고 귀찮아 한다.

우는 원인이 여러가지일 텐데도 안거나 업어서 달래는데만 주력한다.

한 소아과 의사의 조사에 따르면 그래도 우리나라 아기의 우는 시간은 미국 아기들의 우는 시간에 비해 3분의1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안아서 달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눈물이 건강이나 정서에 효과적일 수 있음도 염두에 두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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