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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에 술까지 사주며 교복 판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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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경북 경주의 일부 교복대리점이 교복 판매를 위해 학생들에게 술 접대를 하고 사례비까지 지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은 16일 경주시청에서 경주의 한 교복판매업체 대표 N씨(48)가 다른 2개 업체의 위법행위 처벌을 요구하며 경주경찰서에 제출한 진정서를 공개했다.

N씨는 진정서에서 “다른 교복사 대표들이 지난해 11월 초부터 불량서클 중학생들에게 다른 학생의 교복 구입 예약금을 받아오면 한 벌당 1만5000원씩 사례비를 지불하고 정기적으로 회식을 시켜줬다”고 주장했다. 진정서에는 N씨가 확보한 학생 8명의 자필 확인서가 첨부돼 있다.

이 확인서에서 한 중학생은 “올해 1월 중순 펜션에서 (교복사 측이) 교복을 홍보하는 아이들에게 술을 사줬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고교 3학년생은 “지난해 12월 교복을 홍보하는 학생들을 불러 술집에서 술을 사주고 학생들에게 10만~25만원씩 줬다”고 적었다.

학사모는 “13일부터 사흘간 경주 지역 2개 중학, 1개 고교를 조사한 결과 진정서 내용이 일부 사실임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학사모 고진광 교복값종합대책위원장은 “한 고교생은 친구 95명에게 교복을 사도록 해 120만원의 사례비를 받기도 했다”며 “학생을 동원해 교복을 파는 행위는 전국적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경주경찰서 관계자는 “일부 교복판매업체 대표와 학생을 불러 조사한 결과 술 접대에 대한 진술은 엇갈리고 있고 판매 과정에서의 폭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주=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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