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my LIFE] 리챠드 프로헤어 이기원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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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원 대표는 항상 직원들에게 감사하단다. 이 대표는 그들때문에 지금의 리챠드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조영회 기자

전문인은 아름답다. 그 열정이, 그 치밀함이…. 이 코너에선 각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일궈 낸 지역 주민들을 모신다. 성공했거나, 일가(一家)를 이뤘다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신부동은 리챠드 헤어숍 세상이다. 천안고속터미널을 나서며 길 건너편을 보면 각기 다른 4개의 리챠드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같은 브랜드끼리 경쟁을 하도록 했습니다. 점장의 능력은 매출로 드러나죠.” 섬뜩한 영업 전략이다. ‘라챠드 프로헤어’ 이기원(43)대표는 22개 직영 헤어숍을 거느리고 있다. 가까운 아산은 물론 대전 그리고 수도권은 서울 강남역·명동·일산까지 진출해 있다. 모두 직영점이다. 직원이 600명을 헤아린다.

헤어숍은 외지 브랜드가 천안에서 기를 펴지 못하는 업종이다. P, L 등 이니셜의 유명 헤어숍 브랜드가 고개를 숙인 곳이 천안이다. 그 저력은 이 대표에게서 나온다. 10대 말에 서울에 올라가 미용 기술을 익혀 정식 디자이너가 된 25세 때 내려왔다. 개점 20년 째를 맞고 있는 지금. 천안·대전·서울 아니 전국으로 뻗어가고 있다. 조치원에서 태어나 천안서 초등학교(남산초교)와 중학교(천안중)를 졸업했다. 공고를 다니다 중퇴, 6개월 만에 검정고시를 통해 고교 과정을 끝냈다.

- 리챠드 프로헤어의 장기계획은.
미용대학을 만들고 싶다. 3년 인턴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 바로 디자이너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 거기다 관리·경영 능력을 갖추게 해 명실상부한 미용경영인을 만들어 내겠다. 부지가 마련되는 대로 착공해 2012년 개교하려한다. 일본관리·호주로 유학을 갈 필요가 없게 하고 싶다.

 -리챠드의 강점은.
“감사제도다. 각 점 마다 감사 5명이 공개 및 비공개 방식으로 영업 형태를 평가한다. 직원들 걸음걸이, 인사하는 모습 등 서비스의 모든 걸 실사한다. 심사 항목이 100개나 된다. 이 결과는 점장은 물론 직원들의 연봉·상벌에 그대로 반영된다. ”

 -어떻게 미용인이 됐나.
“수입이 좋다는 소리를 우연히 들었다.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보니 돈을 많이 번다는 소리를 귀가 확 튀였다. 또 어릴 때 부터 뭘 만드는 손재주가 있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자라 약간 자신이 있었다.”

 ( 이 사장은 고아처럼 자랐다. 7살 때 경찰이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가세가 급격히 기울어 형제들이 뿔뿔히 흩어져 살았다. 운동회 날 김밥도 못 싸 갈 정도로 어렵게 지냈다고 한다.)


 -금방 유명세 탔나.
“무슨 얘기. 월급 3만원 받아가며 중국집 하는 친척의 직원 방에서 끼어 자기도 하고, 점심을 굶어가며 12시간씩 ‘시다’생활을 했다. 화장실 휴지를 쉼없이 잘랐다. 서울 지하철 속에서도 ‘미친 놈’소리 들어가며 가위질을 했다.”

 -어떻게 버텼나.
목표가 뚜렸했다. ‘벤츠타는 헤어디자이너’ 막연히 성공하겠다는 꿈이 아니라 벤츠라는 생생한 단기적인 목표를 정하고 모든 역경을 참았다. 힘들때면 벤츠 타는 멋진 장면을 떠올리면서.”

 ( 그는 결국 ‘벤츠 소원’을 이뤘다. 작심 10년 만인 1997년이었다. 그는 현재 S500를 탄다. 벤츠 한대(오픈 카)가 더 있었는데 몇해 전 팔았다. 벤츠 때문에 혹 그가 씀씀이가 헤풀 걸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모든 수익금을 재투자와 직원 복지에 쏟고 있다. 성장과 분배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허투루 쓸 돈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리챠드라는 이름은 언제부터.
“첫 개점 1년6개월 만에 천안 중심지로 진입할 수 있었다. 가진 돈은 3000만원 뿐인데 보증금 5000만원 가게에 욕심이 났다. ‘집주인 사모님의 머리는 제가 책임지겠다’는 말로 세를 얻었다. 그 때 내 성을 따 현재의 브랜드 이름을 지었다.”

 -명동거리(천안역 건너편) 본사를 옮긴다는 소문이.
“신방동에 5층 건물을 지으려 한다. 6월쯤 착공될 것 같다. 본사 사무실 및 토털 헤어숍이 들어선다. 피부·성형외과까지 갖출 계획이다. 알고보니 리챠드 직원들 중 알게 모르게 성형·피부과를 많이 찾더라구요. ”

-천안·아산 주민들 중 리챠드가 ‘토종 브랜드’인줄 모르는 사람도 있던데.
“지역 홍보는 하지 않았다. 회사 키우기에 열중해 지역 대외 활동을 좀처럼 하지 않은 탓도 있다.”


 -직영점을 얼마나 더 낼 생각인가.
“몇년 전 ‘201043’이란 계획을 세워 2010년까지 43개의 점포를 내려 했다. 미용 브랜드 중 가장 많은 숫자죠. 그렇지만 최근 계획을 수정해 점포들의 내실을 다질 생각이다. 이미 직영점 최대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구·전주 진출 계획은 그대로 진행 중이다.”

-프랜차이즈 계획은 없나.
“없다. 그동안 많은 제안이 있었으나 거절했다. 리챠드라는 간판이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프랜차이즈는 강한 리더십과 목표의식을 같이 하는 데 한계가 있다.”

 -딸도 미용인의 길을 걷고 있다던데.
큰딸(이혜림·22)이 미용 소질이 엿보여 직접 가르치고 있다. 딸애는 어릴 적부터 남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미용은 서비스가 생명인 데 행동가짐이 된 것 같다.”

 -참, 이 대표 머리는 누가 깎나요.
“(웃음) 우리 와이프가 해 준다. 현재 나와 아내는 손님 머리를 맡지 않지만 서로의 머리는 책임진다.”

 - ‘리챠드人’(직원)들에게 한 말씀.
“직원들은 나에겐 가족보다 더 소중한 존재다. 직원들의 열정과 노력을 생각할 때 고마움에 눈물이 날 정도로 가슴이 벅차 오른다. 미용이라는 나의 이상을 향해 함께 노력하는 동반자다.”

-미용인으로 성공하려는 후배들에게….
“지루하고 힘든 세월을 참고 이겨내라. 일순간 엄청난 발전을 이룰 때가 반드시 온다. 대나무 죽순이 땅 속에서 5년을 기다린 후 6개월 만에 3m 이상으로 크지 않는가. 사람에게도 그런 경우가 많다.”

조한필 기자

1호점은 의자 2개짜리 가게…입소문에 ‘대박’

디자이너가 되자마자 당시 스텝이었던 아내와 의논해 천안으로 내려와 미용실을 차렸다. 수중엔 200만원 뿐. 가까스로 작은재빼기(중앙장례식장 옆 오르막 길)에 조그만 가게를 얻었다.

미용의자 2개 들여 놓았더니 꽉 차더라. 간판은 아내 이름를 딴 ‘김혜란 미용실’으로. 지금도 그 가게가 남아 있는데 누군가 미용실을 하고 있다. 그 때 죽기 살기로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최선을 다했다. 아무리 외진 곳이라도 실력이 되고, 서비스가 좋으니 손님이 꼬이더라.

입소문이 금방 퍼져 손님이 줄을 섰다.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 인근 양품점이나 식당이 우리 덕을 볼 정도였다.
리챠드 관련 문의: leechstyle.com, 569-4172



중앙일보 독자 대상 '헤어 이벤트'

 중앙일보 ‘천안·아산 LIFE’가 리챠드 프로헤어의 협찬으로 헤어 이벤트를 엽니다. 천안·아산 거주 독자 10분을 뽑아 ‘리챠드 10만원 상품권’을 드립니다. 천안·아산의 직영점에서만 사용됩니다. 3월22일까지 jjlife.com에서 응모하세요. 당첨자는 25일 개별 통보(핸드폰 문자 메시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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