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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대기업 임원 감축 공식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대기업의 연말 임원인사를 앞두고 벌써부터 찬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며 그룹마다 감량경영체제를 다지고 있어 예년보다 많은 수의 임원들이 자리를 떠나는 반면 신규 또는 승진되는 임원수는 적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선 결과도 대기업 인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대부분 그룹들이 인사 시기를 대선 이후로 늦춰잡고 있다.

대우그룹은 일부 임원들을 이미 연수과정으로 현직에서 일단 뺐거나 대기발령을 낸 상태다.

특히 임원승진을 대폭 제한하는 새 인사제도를 최근 도입해 예년에 비해 신규임원의 승진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 그룹은 신규임원 승진 대상자중 60%를 고과성적에 따라 선발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토익.재무회계등의 과목으로 시험을 치르게 해 이중 60%를 추려낸다는 계획이다.

다만 그룹 일각에선 회장단의 해외발령으로 국내 경영진이 세대교체되면 지난해처럼 발탁인사가 이어질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현대.삼성.LG등 주요 그룹들은 대선이후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들 그룹은 아직 구체적인 원칙을 확정하지 않았으나 실적부진에 따른 문책인사가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분위기 쇄신을 위한 일부 발탁인사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발빠른 사세확장에 따라 줄곧 외부영입으로 임원규모를 늘려왔던 거평그룹도 전체임원 (1백2명) 의 20% 수준을 줄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달초부터 계열사 임원들에 대한 직무분석 작업에 들어가 연말께 임원감축과 함께 조직개편을 동시에 단행할 방침이다.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은 쌍방울.신호.해태그룹등은 임원감축 계획을 최근 실행에 옮기고 있다.

자금난에 몰려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간 쌍방울그룹은 계열사 매각방침에 이어 최근 부회장을 포함한 10여명의 임원을 감축했고 조만간 계열사 경영진의 보직이동도 단행할 방침이다.

신호그룹은 올들어 그룹 임원수를 1백80명에서 1백20명으로 대폭 줄였다.

또 ㈜모나리자등 3개 계열사를 처분키로 해 해당 계열사 임원중 상당수가 그룹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해태그룹도 조만간 사업구조조정 계획을 확정한후 이에 따른 임원규모 축소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 그룹 관계자는 "임원 정기인사가 12월20일께 있을 예정이나 사업구조조정 결과에 따라 순차적인 임원인사가 단행돼 일부 임원들이 감원될 것" 이라고 말했다.

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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