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이모저모 …김대중 비자금 공방 속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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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이헌 (韓利憲.신한국당) 의원 = 비자금 문제는 어느 것이 진실인가가 빨리 밝혀져야 한다.

비자금사건을 알고 있나.

▶이수휴 (李秀烋) 은감원장 =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알고 있다.

▶韓의원 = 발표문 내용을 가지고 해당 금융기관과 임직원에 대해 특검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보는가.

▶李원장 = 내용을 파악하는 중이다.

그러나 강삼재 신한국당사무총장이 언급한 내용만으로는 조사를 하기가 곤란하다.

▶韓의원 = 실명제 위반에 대한 조사는 민원이나 제보에 의해 이뤄진다고 했다.

姜총장의 발표내용에 따라 조사신청을 하면 이것도 민원이라고 볼 수 있나.

▶李원장 = 그렇다고 볼 수 있다.

▶韓의원 = 그렇다면 발표내용을 자료로 원장에게 제출하겠다.

또 당사자및 관련자의 실명제 위반여부에 대한 조사를 착수해 줄 것을 민원인의 입장으로 정식으로 요청한다.

▶정한용 (鄭漢溶.국민회의) 의원 = 90년 12월 상업은행 혜화동지점에서 인출된 3억원중 하나라는 1억원짜리 수표는 앞 뒷면의 숫자.기호의 모양과 크기가 조금씩 다르다.

앞면에는 지점및 취급자 직인이 찍혀 있지 않으며, 평민당이라고 이서된 뒷면과 비교해 보면 서로 다른 수표로 조작된 흔적이 역력하다.

▶나오연 (羅午淵.신한국당) 의원 = 한 나라의 대통령후보가 막대한 비자금을 조성해 가.차명으로 은닉금융거래를 하고 불법적으로 실명전환했다면 이것은 도덕적으로, 법적으로 큰 문제다.

따라서 이 문제는 은감원.국세청.검찰등 관계기관에서 철저히 조사해 밝혀야 한다.

▶김민석 (金民錫.국민회의) 의원 = 대우가 40억원을 실명전환한 사실만으로 이 돈이 金총재의 돈인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이에 대해 은감원장의 의견을 밝혀달라. 신한국당은 '이형택씨는 金총재의 친인척이다→李씨는 가.차명계좌를 통해 비자금을 관리했다→이 돈은 金총재의 비자금이다' 라는 식의 논리를 펴고 있다.

정치인을 친인척으로 둔 은행원은 모두 정치비자금을 관리하는가.

그렇다면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과 이회창 (李會昌) 총재를 비롯한 신한국당의 국회의원 전원의 친인척 가운데 시중은행 지점장급 이상의 간부명단을 제출해달라. 이들 은행간부들은 모두 신한국당의 정치비자금을 관리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또 姜총장은 동화은행 노조원 사이에서도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했는데 야당총재의 비자금 관리를 노조가 알 정도면 은감원이 모를리 없다.

▶羅의원 = 신한국당은 金총재의 비자금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많이 가지고 있다.

국정감사장에 나오기 전에 직접 보고 왔다.

조작된 것이라고 매도하면 곤란하다.

▶김민석의원 = 금융거래 내역은 실명법상 비밀이 보장되는 것이다.

자료를 유출하는 것도 위법이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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