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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는 매니저 다툼에 희생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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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지난 7일 자살한 탤런트 장자연(29·사진)씨에 대한 성상납·폭행 등의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분당경찰서는 15일 브리핑을 통해 “고인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을 확보했으며 폭행·성 강요·술자리 참석 등에 대한 내용이 있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발표했다. 분당경찰서 오지용 형사과장은 “이 문건이 고인이 직접 작성한 것인지 조사 중”이라며 “어제 기획사 사무실 등에서 압수한 컴퓨터 12대 등 증거물 59점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문건에 일부 실명이 거론된 것과 관련해 “사실 관계 확인 이전이어서 밝히기 어렵다”며 “설혹 사실로 확인돼도 발표하는 것은 피의 사실 공표 죄에 해당할 수 있어 공익 여부를 판단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문건의 성격에 대해서는 “지장 등이 일부 찍혀 있어 어떤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용도로 작성한 게 아닌가 보고 있고, 유서 성격은 아닌 것 같다”며 “또 다른 문건의 존재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장씨의 오빠(32)와 언니(34)는 14일 경기도 분당 자택에서 한 JES와의 인터뷰에서 “자연이는 매니저 간 다툼의 희생양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그동안 꾹 참고 있었던 것은 자연이가 마지막 길을 편히 갈 수 있게 해 주기 위해서였으나 이제는 더 이상 조용히 있어선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며 입을 열었다.

이들은 장씨가 쓴 것으로 알려진 문건에 대해 “소속사 대표 김모씨와의 관계가 악화돼 힘들어하던 자연이에게 H사 대표 유모씨가 접근, ‘전속 계약을 파기해 줄 테니 소속사로부터 받은 부당한 대우를 기술해 달라’고 말해 받아 낸 것”이라며 “유서라거나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유씨에게 맡겨 놓은 것’이라는 등의 말은 모두 허위”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유씨가 김씨와 진행 중인 소송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자연이를 이용했다는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이미 이렇게 된 마당이라면 누가 자연이를 괴롭혔는지 확실한 규명이 이뤄졌으면 한다. 경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 ”고 말했다.

이들은 또 언론과 네티즌을 향해서도 “구구한 억측으로 더 이상 고인의 명예를 해치지 않았으면 한다. 자세한 사연도 모르면서 가족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제발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송원섭·정강현 기자 five@joongang.co.kr

※장자연 유가족 인터뷰 전문은 일간스포츠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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