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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스토리]'신종 취업산업'호황…기업선 면접 중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극심한 취업난이 예상되는 가운데 취업 관련 신종 서비스업체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대학에서 취업을 주제로 한 정식교과목까지 생겨나고 기업들은 필기 대신 면접이나 직무능력검사 위주의 채용방식을 점차 늘려나가고 있다.

◇ 구직자 위한 신종 비즈니스 속출 = 취업을 돕기 위해 등장한 이색 서비스업체들이 취업지망생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에 문을 연 ymk실전영어연구소는 대기업들이 입사면접에서 예고없이 실시하는 영어 인터뷰에 대비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한글로 작성된 성장배경.학력.장래희망등 자기소개 내용을 영어로 옮겨 카세트테이프에 그 내용을 담고 있다.

테이프를 듣고 따라 하면서 충분히 외워놓으면 기업면접 영어인터뷰에서 흔히 요구하는 "자신에 대해 몇분간 간단히 영어로 설명해보라" 는 주문에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연구소측 설명이다.

면접관들의 다양한 질문에 미리 대비하고 예상외의 질문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예상 영어질문과 대답 4백문항을 책자로 만들어 제공하는 한편 토익 실전 수험요령등도 상담해주고 있다.

취업전문기관인 리크루트사는 최근 대학입시종합반처럼 취업에 필요한 영어.컴퓨터.입사후 프로그램등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대졸취업종합반 '리크루트 JOB 아카데미' 를 개설했다.

8월에 1기생 20명을 모집한데 이어 연말께 2기생을 모집할 계획인 이 종합반은 7주동안 하루 6시간씩 비즈니스영어.외국인 상담요령.사무자동화.인터넷검색.자기소개서와 이력서 작성요령등을 종합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중앙정보사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입력한뒤 이에 해당하는 업체가 나타나면 바로 연락을 해주는 '맞춤형 취업정보' 를 제공한다.

취업희망자가 원하는 직급.직종.업종별 희망사항과 개인 신상내용등을 호스트 컴퓨터에 입력하면 각종 기업의 구인정보를 개인별 음성사서함이나 미리 등록해놓은 무선호출기등을 통해 연락해주는 취업정보 연락대행서비스다.

이처럼 '취업산업' 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킬 정도의 이색 취업 관련 사업들이 취업대란에 힘입어 인기를 끌면서 대학에선 취업 관련 정식교과목까지 등장하고 있다.

한양대는 올 1학기부터 안산캠퍼스 경제학부내에 취업전략을 구체적으로 가르치는 '일과 직업의 세계' 란 교양과목을 개설했다.

이 과목에서는 적성에 맞는 직업을 고르는 법은 물론 "면접관들이 고령이 많은 만큼 대답은 크고 또렷하게 할 것" "면접관들이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면접에 임하는 만큼 면접시 자기소개서를 복사해 지참할 것" 등 구체적인 면접요령과 헤어스타일.복장등 취업에 필요한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도 강의가 이뤄지고 있어 '취업난시대' 를 실감케하고 있다.

◇ 비중 커지고 있는 직무능력검사와 면접 = 채용시험에서 종래 암기 위주의 상식이나 전공시험이 철폐되면서 면접과 직무능력검사 (적성검사)가 기업입사 전형의 중요한 잣대로 활용되고 있다.

기업들의 채용경향이 과거 '추려내기' 방식에서 벗어나 '골라내기' 방식으로 급속히 선회했기 때문.

삼성·LG그룹을 비롯, 선경·한진·코오롱·포스코등의 대기업들이 앞다투어 적성검사를 필기시험의 대체 또는 보충수단으로 채택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3년전부터 필기시험을 없앤 대신 삼성직무적성검사 (SSAT) 를 통해 직군별로 요구되는 일반능력과 지각능력, 사고의 유연성, 상황판단력, 창의성등을 평가한다.

삼성의 직무능력검사는 "상사와의 이견으로 충돌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겠느냐" 라는 식으로 실제 기업내에서 빈번히 생길 수 있는 업무관련상황에 대해 빠르고 정확하게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93년부터 기초직무능력평가제 (FAST) 를 도입한 LG는 올해 지난 2년간 치러왔던 FAST에 성격검사와 직무관심검사를 추가해 'LG종합적성검사' 를 치른다.

이 시험은 서류전형 합격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며 면접전형때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선경그룹은 응시자들로 하여금 먼저 대학교수나 선배사원들의 추천을 받아 면담을 거쳐 원서를 제출한후 선경종합적성검사를 치르게 된다.

홍병기.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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