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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KAL기 폭파는 북한 테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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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한항공기 폭파 사건의 범인인 김현희씨가 11일 부산 벡스코에서 일본인 납북 피해자 다구치 야에코 가족을 만났다. 김씨는 이날 경찰특공대의 경호를 받으며 18년 만에 공식석상에 처음 얼굴을 드러냈다. [부산=사진공동취재단]

1987년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사건의 범인인 김현희(47)씨가 일본인 납북 여성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의 장남 이즈카 고이치로(飯塚耕一郞·32), 오빠 이즈카 시게오(飯塚繁雄·70)와 11일 오전 부산에서 만났다. 78년 납치된 다구치는 김씨가 1년8개월가량 함께 살면서 자신에게 일본어를 가르친 이은혜와 동일 인물이라고 지목한 여성이다. 김씨가 공개석상에 나타난 것은 91년 사건 전말을 밝힌 기자회견 이래 18년 만이다.

김씨는 “KAL기 사건은 북한이 한 테러고, 나는 가짜가 아니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사건 조작설을 일축했다. 참여정부 때 “KAL기 사건의 진상을 왜곡하려는 시도가 있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그런 일이 있었다”고 답했다. 김씨는 또 다구치 가족에게 “다구치가 꼭 살아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희망을 가지라”고 말했다. 북한은 다구치가 86년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일본 정부에 통보한 바 있다.

김씨는 KAL기 폭파사건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으나 90년에 특별 사면됐으며 97년 국가안전기획부 전 직원과 결혼했다.

부산=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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