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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살리고 익사한 '의인' 고교생 정인성군 유고집 나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내 앞에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눈보라치는 뼈시린 겨울에도 항상 푸른 생각과 마음을 저버리지 않는 저 언덕의 푸른 상록수가 되고 싶다. " 지난 7월 바다에 빠진 어린이들을 친구들과 함께 구해낸 뒤 기력이 다해 파도에 휩쓸려 죽은 살신성인의 전주고 1년생 정인성 (鄭仁誠) 군의 글을 모은 책이 나왔다.

아버지 정윤석 (鄭潤錫.51) 씨와 어머니 온정숙 (溫貞淑.47) 씨가 생전에 다정다감했던 아들의 모습을 주위 사람들과 함께 나눠갖고자 인성이의 일기장과 독후감.낙서.편지글등을 4백쪽의 책으로 엮은 '나는 이렇게 살아 가련다' . 책 제목은 인성이가 중학교 2학년때 공부방 책상에 써놓고 삶의 지표로 삼았던 것으로 정직한 삶, 효의 중요성, 공부의 재미, 강인한 심신, 집안 장남으로서의 역할, 그리고 지탄받지 않는 사회인이 되겠다는등 우등생과 효자로서의 각오가 함께 들어 있다.

어머니 溫씨는 "이 책이 가족을 먼저 보낸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전주고 1년생이던 鄭군은 申준섭.張만기군등과 함께 지난 7월21일 전북부안 변산해수욕장 앞바다에서 어린이 10여명이 고무 튜브에 매달려 허우적거리는 것을 보고 물에 뛰어들어 이들을 구한 뒤 자신들은 파도를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다.

전주 =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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