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선수 미국서 탐내는 '야구천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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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그의 등번호는 51번. 일본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야구천재 이치로 (오릭스 블루웨이브) 의 등번호와 같다.

이치로를 좋아하느냐고 묻자 그는 "아뇨, 이상훈 (LG) 을 좋아합니다" 라고 대답한다.

"왜 51번을 택했느냐" 는 질문엔 "이 번호는 왠지 공격적인 느낌이 든다.

공격적인게 좋다" 며 멋쩍게 웃는다.

신일고 3관왕의 주역 봉중근 (17)올시즌 고교야구는 그의 손에서 좌지우지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달 29일 끝난 황금사자기대회의 성적만 봐도 금세 알 수있다.

우수투수상을 따내며 마운드를 지킨 엄연한 '투수' 가 타격2위 (0.571) , 타점 2위 (8개) 를 차지했고 홈런 2개에다 투수와는 전혀 거리가 먼 도루상까지 휩쓸었다.

한마디로 올라운드 플레이어. 자신의 말처럼 '공격적' 이다.

적극적이고 호쾌한 스윙에다 안타성 타구에 2루까지 뛰고 허점을 조금만 보이면 과감한 도루로 상대를 흔들어댄다.

그는 청룡기대회에서는 최우수선수였고 봉황기때는 우수투수로 뽑혔다.

8월에 참가했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의 MVP.그의 또래중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로 인정받은 것이다.

LA다저스의 짐 스토클 스카우트는 그에게 홀딱 반해 2개월동안 그를 쫓아다니고 있다.

스토클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앤드루 존스를 연상시키는 선수다.

힘과 스피드, 야구센스에서 무한한 가능성이 엿보인다" 고 극찬한다.

앤드루 존스는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최연소 1경기 2홈런을 때린 외야수. 이제 2학년. 그는 "아직 투수와 타자 가운데 한가지만 선택하기 싫다" 고 말한다.

그의 신념대로 '공격적' 으로 뛰고 싶어서다.

마운드에서 상대를 공격하는 맛과 타자로서 상대투수를 무너뜨리는 맛 두가지를 모두 채우고 싶다는 것이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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