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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당 민주계 내분…李대표 밀자,말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신한국당 민주계가 경선때처럼 다시 갈라지는 양상이다.

이회창대표 지원 여부에 대한 생각과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김덕룡 (金德龍) 의원은 27일 李대표 중심의 단결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를 빼놓고 민주계 간판을 내걸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나. 소수 몇사람을 얘기하면서 민주계라고 해선 안된다" 고 말했다.

후보사퇴.교체론이 마치 민주계 전체의 입장인듯 포장돼서는 안된다는 얘기였다.

비슷한 생각 때문인지 청와대 출신 의원을 중심으로 한 민주계 의원 10명도 이날 서명을 통해 李대표를 적극 돕겠다고 결의했다.

박관용 (朴寬用).김형오 (金炯旿).박종웅 (朴鍾雄).한이헌 (韓利憲).김무성 (金武星).김철 (金哲).김기재 (金杞載).정형근 (鄭亨根).이경재 (李敬在).김길환 (金佶煥).이완구 (李完九) 의원이 그들이다.

김덕룡의원이나 이들 10명의 의원은 "李대표를 한번 도와보지도 않고 끌어내리려는 것은 명분없는 일" 이라고 밝혔다.

김덕룡의원은 " (李대표의)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 힘을 합해 지지율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고 역설했다.

그에 반해 "도와봤자 안된다.

빨리 대안을 찾는게 상책이다" 고 말하는 쪽이 있다.

민주계 좌장격인 서석재 (徐錫宰) 의원과 민주계 중진 서청원 (徐淸源).김운환 (金운桓) 의원이 그 대표자다.

경선때부터 골수 반 (反) 이회창 노선을 걸었던 인사들이다.

두 徐의원이나 김운환의원은 "李대표는 끝났다.

전당대회가 끝나도 지지율은 오르지 않는다.

오히려 내려갈 공산이 크다" 고 말한다.

이들은 다만 다음달초까지는 조용히 있겠다는 입장이다.

당 분열의 책임을 뒤집어쓰지 않으면서 후보사퇴.교체를 자연스레 주장할 시기의 도래를 기다리겠다는 생각인 것이다.

그러나 李대표의 지지율이 전당대회 이후 급상승할 경우 민주계 내분은 상당히 진정될 것이다.

하지만 李대표의 지지율이 답보상태나 하락세를 보일 경우 상황은 원점으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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