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대표 놓고 청와대 뒤숭숭…"金心 변함없다" ·일부선 비관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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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30일 신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청와대가 뒤숭숭하다.

김용태 (金瑢泰) 비서실장.김광일 (金光一) 정치특보.조홍래 (趙洪來) 정무수석 모두 이회창대표를 밀어주는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의 마음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다른 일부 수석이나 비서관들 사이에선 李대표의 용퇴론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당처럼 뒤죽박죽한 상태는 아니지만 李대표를 두고 여러 갈래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청와대가 21일 대외비로 실시한 여론 조사결과가 외부에 새나가는 사고가 터졌다.

사설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李대표가 3위로 나온 지지율 결과가 李대표쪽에 전달되기도 전에 이인제 (李仁濟) 전경기지사한테 먼저 갔다는 것이다.

추석전에 李전지사가 독자출마를 결심한 배경의 하나가 자신에게 유리한 청와대 여론조사 결과를 은밀히 전달받았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와대는 전례없는 유출 사고에 비상이 걸리고 자체 조사를 했지만 경위파악을 하지는 못했다.

한 관계자는 27일 "여론 조사기관에 비밀엄수 각서까지 받은 특급보안 사항이다.

의심가는 비서관들이 있다는 얘기를 담당부서로부터 듣긴 했지만 어떡하겠느냐" 고 씁쓸해했다.

이런 상황이니 비서관들도 서로를 믿지 못하고 제각기다.

이같은 처지가 된 것은 기본적으로 李대표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기 때문. 그러나 더 큰 이유는 李대표를 지원하는 金대통령의 자세를 대다수 비서관들도 확신하지 못해서다.

金대통령이 당총재직을 내놓은 뒤 다른 선택을 할 것이라느니, 딴 마음을 품고 있느니 하는 의구심을 자신있게 반박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물론 고위관계자는 연일 "金대통령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 李대표를 밀고 있다.

기다려 보라" 고 장담하기는 한다.

박보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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