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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강원 축구가 피었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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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강원도에 새 축구 역사가 시작됐다. 강원도민의 염원을 안고 탄생한 강원 FC가 데뷔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8일 강원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K-리그 1라운드 경기가 열린 강릉종합운동장은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사직야구장을 방불케 했다. 강원 팬들은 경기 2시간 전부터 강원 축구단의 유니폼 색깔인 오렌지색 티셔츠를 입고 축구장으로 몰려들었다. 강릉 시민들이 다수였지만 춘천·원주와 수도권에서 관광버스로 온 팬도 많았다.

2만2000석의 입장권이 6일 일찌감치 매진된 까닭에 경기장 근처에서는 장당 1만원짜리 암표도 등장했다. 입장하지 못한 200여 명은 경기장 밖에 설치된 전광판 앞에서 목청이 터져라 선수들을 응원했다.

강원 서포터 신장근(36)씨는 “아침부터 가족들을 재촉, 정선에서 1시간30분을 달려 경기장에 왔다. 강원 연고 축구팀이 생기는 역사적 순간을 함께하고 싶었다. 지금까지는 수원을 응원했지만, 애정을 듬뿍 쏟을 우리 팀이 생겨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모른다”며 기뻐했다.

이날 강원은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힘입어 제주를 1-0으로 누르고 창단 첫 승을 올렸다. ‘K-리그 막내’의 패기로 똘똘 뭉친 강원은 강한 압박으로 제주를 몰아붙였다. 전반 28분 윤준하(사진)는 김영후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연결해 준 공을 오른발로 차 넣어 결승골을 만들었다. 대다수가 신인인 강원의 허리에서는 주장 이을용이 노련하게 공수 조율을 해냈고, 골키퍼 유현도 고비마다 선방을 펼쳤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세르비아 출신 일리야 페트코비치 감독도 K-리그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인천은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신인 1순위로 입단한 유병수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홍익대 출신 공격수 유병수는 전반 20분 이준영의 헤딩 패스를 재차 헤딩으로 연결해 골 망을 흔들었다.

페트코비치 감독은 스리백과 포백을 절묘하게 혼용하며 미드필드에서부터 부산을 집요하게 압박했다. 특히 측면 공격수 박재현과 유병수가 효과적으로 빈 공간을 파고들며 찬스를 만드는 장면이 돋보였다.  

광주 상무는 ‘신병’ 최성국이 2골을 넣는 활약에 힘입어 대전 시티즌을 3-0으로 대파했다. 대구 FC-성남 일화, 경남 FC-전북 현대 경기는 모두 1-1로 비겼다. 2009 K-리그는 첫 라운드부터 화끈한 골 잔치로 출발했다. 7, 8일 열린 1라운드에서 21골이 터져 역대 개막 라운드 최다 골(종전 2008년·20골) 기록을 세웠다.

인천=이해준 기자, 강릉=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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