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회에서 조씨는 "20년간 쓴 32권의 대하소설을 통해 우리 민족의 역사 100년을 담았다"고 말하고 "우리의 분단상황은 지극히 일시적인 것으로, 나는 글을 쓰면서 아직 오지 않은 통일의 시대를 이미 보았다"고 말했다.
조씨는 '왜 그 긴 소설을 썼는지'에 대해 "남북 양쪽이 다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상대방을 이해하지 않으면 통일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00년 동안의 역사를 쓴 이유에 대해서는 "분단 이후 남북 정권에 의해 (이 기간의) 역사가 편의적으로 다 바뀌었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조씨는 한 예로 청산리 전투가 남쪽에서는 김좌진 장군의 업적으로, 북쪽에서는 사회주의자인 홍범도 장군의 업적으로 다르게 소개되는 것을 들었다.
조씨의 방불 강연은 '아리랑'을 소재로 프랑스에서 각색 출판된 '주르 드 콜레르 앙 코레'(아르마탕 출판사)의 시판을 기념한 재불한인회(회장 김현주)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아르마탕 출판사는 지난해 '아리랑'12권을 완역해 펴낸 데 이어 조만간 '태백산맥'도 번역해 펴낼 예정이다.
177쪽 분량의 희곡 '주르 드 콜레르 앙 코레'는 평소 한국에 관심이 많았던 극작가 테르지앙이 조르주 지젤마이어와 함께 '아리랑'을 공동번역했던 변정원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쓴 것이다. 이 희곡은 한국어로 번역돼 '분노의 나날'(해냄출판사)이란 제목으로 이달 말 출간될 계획이다.
파리=박경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