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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활발한 문화 교류는 지구촌 갈등 줄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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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테러와 맞서는 중요한 무기 가운데 하나는 서로 다른 문화 간의 무지와 오해를 털어내는 것입니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서로 이해한다면 지구촌의 갈등과 충돌도 한결 줄어들겠지요."

지난 18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열린 '제1회 세계문화오픈(WCO)'기자 설명회에 참석키 위해 방한한 목타르 라마니(52) 유엔 주재 이슬람회의기구(OIC) 대사는 행사 개최의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다양한 문화교류와 체험을 통해 인류의 공존과 상생을 도모하는 다국적 문화운동 조직인 WCO의 국제집행위원이다. 올해 WCO 행사는 오는 9월 8일부터 19일까지 뉴욕과 서울.평양.판문점에서 열린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인터뷰에 응한 그는 "이번 주 내내 이곳 저곳을 옮겨다니느라 약간 피곤하다"면서도 시종 진지하고 열정적인 모습이었다. 뉴욕에 주재하는 그는 지난 16일 OIC 외무장관 회담 참석차 터키 이스탄불에 들렀고, 17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WCO 홍보 행사에 참석한 뒤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문화올림픽으로 불리는 WCO에 참여를 제의받고는 흔쾌히 승낙했다. 여러 가지 오해를 받고 있는 이슬람 문화를 세계에 제대로 알릴 절호의 기회로 생각했다고 한다. "중동뿐 아니라 아프리카나 한반도 같은 갈등 지역에선 문화 교류가 특히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라마니 대사는 '이슬람'하면 '테러'를 떠올리는 건 편견이라고 지적했다. 그는"십수세기 동안 세계의 주요 문명으로 발전해온 이슬람 문명이 본질적으로 폭력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소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는 완전히 새로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근본주의자'나 '광신도'들은 이슬람에만 있는 게 아니며 다른 종교에서도 늘 있어왔다"고 주장하고 "중요한 것은 서구에서나 이슬람 국가에서나 평화를 바라는 대부분의 사람은 분열과 폭력을 조장하는 소수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마디 대사는 1952년 모로코의 항만도시인 카사블랑카에서 태어났다. 간호사 아버지 아래서 자란 그는 모로코의 수도 라바트에 있는 '무하마드 제5대학'과 벨기에 루벤 가톨릭 대학에서 국제법과 정치학을 전공했다. 1979년 외교관이 된 그는 아랍국가연맹 아프리카-아랍 협력 담당관, 유럽연합(EU) 주재 아랍국가연맹 대표, 이라크.쿠웨이트 전쟁포로 교환 중재 담당 등을 거쳐 1998년부터 유엔 주재 OIC 대사로 일하고 있다. 그의 아내와 두 딸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살고 있다.

글=윤혜신 기자, 사진=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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